한국일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2018-02-06 (화) 12:00:00 이승수 워싱턴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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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이승수 워싱턴탁구협회장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개막돼 25일까지 16일 동안 열린다. 초대형 국가적 행사를 앞둔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달 9일 판문점에서 남북한 고위 공직자 만남을 통해 남북 단일팀 참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 되고 있고, 그 와중에 불편한 소식들이 들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남한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미국마저 올림픽 참가 결정을 유보하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국가들이 올림픽 참가 여부를 알려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향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 유도를 생각했음직하다.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위해 대한민국이 투자한 천문학적인 시설비는 둘째 치더라도, 국가위상과 경쟁력 제고에 이보다 더 중요한 행사가 없다는 관점에서, 북한을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은 놀라운 착안점이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남북한 단일팀 참가라는 절묘한 한 수를 이루어냈다.


북한 입장에서는 선수층의 부족으로 인해 아이스하키 등 겨울 종목 단체 팀을 독자적으로 구성하기 어려운 문제를 한 번에 풀고, 최근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 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받게 된 돈키호테 같은 돌발적이고 호전적인 모습을 지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남한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보인다.

우선 남북한 정부의 노력과 단일팀 참가를 환영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남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좀 더 강력하게 단체팀 선수규모 확장을 요구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라는 것이다. 단체팀의 선수 숫자를 못박아두고 두 개의 팀이 단일팀을 만드는 것은 일부 선수들의 희생을 의미할 수 있다.

내가 그 팀의 선수라면 어떠한 심정일까 생각해 보면 가슴이 아린다. 운동선수로서 올림픽 참가는 평생의 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 결정에 의해 피해를 입는 선수가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옳은 일이 아니다. 단일팀을 놓고 부정적 일부 여론이 형성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결정은 내려졌고 대회 개막만 남았다. 지금까지의 갈등은 뒤로 하고 성공적 올림픽은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 주어야 한다.

일부 정치꾼들과 선동가들이 일부 마음 상한 사람들을 끌어들여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모습들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자제하고 견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분별력이 필요하다.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는 것과 같은 과도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리고 이 올림픽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다. 그런 만큼 이번 올림픽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과 모든 해외동포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겠다.

더 나아가 남북한 정부의 속셈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이번 올림픽이 통일 한국을 앞당기는 토대를 마련하고 웅대한 한국인의 기상을 전 세계에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또한 기원한다.

<이승수 워싱턴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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