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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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번 국도 따라 뉴욕 가며, 만나는 다양한 풍경·사람 포크송 곁들인 로드무비

2018-0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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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포크’(American Folk) 평점: ★★★ (5개 만점)

66번 국도 따라 뉴욕 가며, 만나는 다양한 풍경·사람 포크송 곁들인 로드무비

엘리옷(왼쪽)과 조니가 차 안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제목 그대로 미국의 민요에 바치는 헌사이자 때가 덜 묻은 미국의 뒤안길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로드 무비로 ‘홍하의 골짜기’ ‘섀난도’와 같은 민요와 ‘잠발라야’ 등 컨트리 송이 많이 나온다. 두 남녀 주인공으로 나온 조 퍼디와 앰버 루바드는 배우가 아니라 실제 포크송 가수들이다. 그래서 둘은 노래는 잘 부르나 연기는 어색하다. 그러나 그 점이 오히려 사실감을 살리는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소품이다.

뉴욕의 무대에서 동료 음악인들과 함께 연주하기로 된 포크싱어 엘리옷(퍼디)과 중병을 앓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역시 뉴욕으로 가야 하는 가수 조니(루바드)는 LA발 뉴욕행 비행기에 탔다가 9/11 테러로 비행기가 회항하면서 다시 LA에 내린다. 이어 조니는 토팽가캐년에 사는 친구(크리샤 페어차일드)로부터 낡아빠진 밴을 빌려 뉴욕으로 가면서 여기에 엘리옷이 동승한다.

여기서부터 둘은 미국의 최초의 하이웨이인 66번 국도를 따라 뉴욕으로 가면서 서로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또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미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국토를 찬양하고 인간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엘리옷은 다소 좌절감에 빠진 노한 사람인 반면 조니는 밝고 명랑한 사람으로 엘리옷은 여정을 통해 조니의 긍정적인 마음에 영향을 받아 굳은 마음이 눈 녹듯 한다. 밴이 원래 낡아 가다가 툭하면 과열돼 둘이 차를 세우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사막 한복판에 세워둔 차 안에서 혼자 사는 나이 먹은 남자(데이빗 화인). 또 이들이 밴에 태워준 두 명의 젊은 여자 동성애자들과의 에피소드도 관용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엘리옷과 조니가 밴 안에서 또 가다가 쉬면서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노래들이 아주 좋은데 9/11 테러 직후의 얘기여서 미국인들이 이를 슬퍼하는 분위기가 화면에 배어 있다. 그러나 영화는 결코 이 사건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뉴스도 밴의 라디오를 통해 희미하게 들리고 사람들이 TV로 뉴스를 보는 장면에서도 실제 테러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사려 깊은 조치다.

둘이 여러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가 아기자기 하게 재미있는데 실제로 14개 주에서 찍은 현장감 가득한 촬영이 아름답다. 차를 타고 엘리옷과 조니가 간 길을 따라 대륙횡단을 하고 싶은 마음을 일게 한다. 데이빗 하인즈 감독.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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