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한인단체 재정 적자

2018-01-18 (목) 12:00:00 김선원(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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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아이가 발레 배울 때는 한번에 50불도 싸다하고 수강료를 내면서, 한국 무용 배울 때는 그 값을 내기를 꺼려 할까? 왜 우리아이가 중국어를 배울 때는 시간당 수십불을 내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한국학교에 수업료 내는 것은 꺼려 할까? 이처럼 한인단체에만 유독 야박한 경제 인심이 한인단체를 재정 적자의 수렁으로 밀어넣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첫째, 베이에어리어처럼 기본 인건비 및 교통비, 장소 대여비가 높은 곳에서 행사를 무료로 진행하면 재정적자는 당연히 야기된다.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도 매번 돈을 잃으면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단체는 없다.

둘째, 한인단체의 장기 플랜과 인력계발을 저해한다. 특히나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재능있는 한인의 ‘기부 봉사’를 헐값에 강요한다. 결국 한두번 ‘억지봉사’하다가 한인 단체와는 인연을 끊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 또 낮은 급여에 열악한 처우로 유능한 젊은이들이 한인단체에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 높아지며 일자리가 있어도 단기 계약직인 경우가 많다.


셋째, 한인 단체의 발전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만들어 한인단체 존폐를 위협한다. 지속적으로 유발된 재정적자는 악순환을 만든다. 기가 막힌 상황은 큰 행사가 끝나게 되면 남겨진 마이너스 통장을 해결하느라 단체장이 직접 징수하라는 결론을 내리는 곳도 있다. 플러스 통장은 더 심각하다. 봉사와 펀드레이징으로 만들어진 행사 모금액을 행사장 또는 단체장들이 개인 돈으로 생각하고 장기 플랜에 투자하는 대신 임의로 지출해 눈살을 지푸리게 하는 단체들도 있다. 이렇듯 뒷탈 많은 행사를 보고 기부를 지속하는 사업가는 없을 것이다.

로컬 유대인센터(Jewish center)를 일례로 들어보자. 이 기관들의 서비스는 우선 제값을 받는다.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됨은 물론이고, 비단 유태인뿐아니라 인근 지역에 있는 어느 인종에게도 새로운 행사를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 있다.

해마다 이 센터에는 엄청난 기부금을 마련하는 펀드레이징 행사와 능력있는 사업계발 부서가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이러한 포지티브한 흐름은 우선 한글학교, 지역센터에 제값을 내는 인식의 전환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인단체도 지속성을 가진 행사 계획을 할 수 있다. 내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한글학교를 마치 내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처럼 생각해, 유료 액티비티에 군말없이 참석하고 지지해 주는 관심이 필요하다.

<김선원(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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