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로부터… 여정’ 테마, 퍼포먼스·조각 등 이용
▶ 양자역학 실재론 표현, LA한국문화원 3일 개막
2016년도 카파 미술상 수상작가 제니퍼 문씨는 자신을 아티스트, 모험가, 혁명가로 소개한다. 지난해 해머뮤지엄에서 열린‘우주와 시간의 가장자리’ 퍼포먼스 사진.
오는 3일 개막하는 작품전 ‘머리로부터 마음까지 가장 긴 여정’의 포스터.
한인 미술계 최대 규모인 카파(KAFA) 미술상 2016년도 수상작가 제니퍼 문(한국명 문지희)씨의 작품전이 오는 3~16일 LA한국문화원에서 열린다.
카파미술재단(Korea Arts Foundation of America·회장 토머스 한)이 수여하는 제15회 카파상을 수상한 제니퍼 문씨의 전시는 ‘머리로부터 마음까지 가장 긴 여정’(The longest journey is from our heads to our hearts)이라는 테마와 초청장에 실린 사진만으로 보면 마치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는 물리 수학 심포지엄 같아 보인다.
그의 작가 노트 역시 양자장론에 대한 보고서 형식인데, 관찰이 불가능하고 측정되고 분류될 수 없는 불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아이덴티티의 붕괴’가 제니퍼 문 전시의 포커스다. 물리학에서 양자장론은 장을 양자역학적으로 다루는 이론체계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1920년대 말 등장해 한 세기 가까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입자물리학을 비롯해 물리학 전반에 걸쳐서 현재 우리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틀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집약성(Locality)과 단일성(Unitarity)이 오랫동안 양자장이론의 필수구성요소로 여긴다. 기본입자와 그 상호작용, 즉 우리의 집단적 현실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건을 묘사하는 이론적 틀이라 말하고 있다. 또, 작가는 행위적 실재론으로 부르는 신유물론의 예지적 측면을 연구한 카렌 바라드의 ‘존재인식론’을 언급한다. 카렌 바라드에게 인식론적인 것들과 존재론적인 것들을 가로지르는 논의는 진행형이다. “느낌, 욕망, 그리고 경험은 인간의식의 특이한 특성 혹은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물질은 느끼고, 대화하고 괴로워하고 욕망하고 갈망하며 기억한다는 점을 단언하는 물질 관념과 휘말리게 된다고 그 주장이다.
글로 풀기는 꽤나 어렵지만 제니퍼 문 작가의 전시는 직접 눈으로 보며 설명을 듣는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하는 주제로 다가올 것이다.
인디애나주 라파옛에서 태어나 오렌지카운티에서 자란 한인 2세인 제니퍼 문 작가는 UCLA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패사디나 아트센터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공장소와 사적인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 예술을 접목시킨 설치미술 활동으로 주류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촉망받는 작가다.
리처드 헬러 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화단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승승장구했으나 마약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강도행각에 동참했다가 9개월간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그 경험이 작가의 예술세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 왔으며 출소와 더불어 시작한 설치 3부작 ‘피닉스 라이징 사가 시리즈’(Phoenix Rising Saga Series)의 두 번째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 소개하고 있다. 퍼포먼스, 비디오, 조각, 사진, 책 등 다양한 미디어을 통해 비관습적인 눈으로 바라본 환상과 현실을 표현한 작품들로 “자립, 정치적 활동, 판타지가 유머 있게 얽혀 있어 관람객을 혁명으로 인도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니퍼 문 작가는 지난 2014년 UCLA 해머뮤지엄의 신진작가 등용문인 ‘메이드 인 LA’ 전시에 참가했으며 혁신적인 재능을 보이는 작가 3인에 선정돼 ‘몬 어워드’ 대중 인기상을 수상했다.
제니퍼 문 작품전 개막 리셉션은 오는 3일 오후 6시 LA한국문화원(5505 Wilshire Blvd.)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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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