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악플과 선플운동

2017-10-18 (수) 이경림 회계사
작게 크게
악플과 선플운동

이경림 회계사

현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컴퓨터의 생활화와 인터넷을 통한 한 차원의 넓은 사이버 월드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편리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특히나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는 생활의 편의성을 가져다 준 것은 가상할만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인터넷의 익명성에 기초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짓밟는 악성댓글 행위라는 빗나간 결과로 특정인의 인격을 모독하고 극단적으로는 죽음까지 불러오는 사례들을 접할 때 우리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이지 않는 얼굴과 익명 뒤에 숨어 허위 사실이나 과장된 표현의 극악한 댓글, 즉 ‘악플’을 뱉어내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악플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고 지금도 자신에 대한 악플을 두려워 떤다는 그들의 고백 아닌 고백도 수없이 듣고 있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 온갖 욕설이 난무하고 음란물이 떠다니는 현대사회가 진정으로 발전된 시대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현대인을 병들게 한다면 그것은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독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예의와 윤리는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질서의 바다, 범죄의 바다가 될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이건 인터넷의 윤리나 정보윤리 없는 IT강국은 허상일 뿐이다.

언젠가 한국에서 온 친구로 부터 ‘선플운동’이 뜻이 있는 어느 대학교수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상대방을 칭찬하고 그 사람의 훌륭한 업적을 부각시켜 세상에 알리는 일이 선플운동이라는 것이다. 매우 흥미롭고 좋은 뜻이라 생각하여 동참하고 싶어 여러 번 연락을 시도해 봤으나 아직은 아무런 답신을 못 받았다.

최근 나온 사전은 ‘악플’을 악성댓글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플은 그 반대의 개념임을 짐작할 수 있겠다. 3치밖에 안 되는 사람의 혀가 인간을 죽일 수 있다. 총이나 칼을 굳이 사용 안 해도 말이다.

글은 말의 표기다. 그러니 글도 손끝에서의 끄적임과 한 번의 클릭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악플이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면 선플은 무슨 결과를 가져올까? 희망, 용기, 감사, 그리고 사람들을 위한 희생 같은 아름다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귀 따갑게 들어왔다.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타에 모범이 되는 예의와 윤리를 지킨다면 한국은 정녕코 세계인들로부터 진정한 동방예의지국의 사람들이라고 칭찬받을 것이다. 그리고 선플운동이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한인사회, 나아가 미국 전체에까지 확산된다면 인터넷 세상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쾌감을 얻으려는 악성인자를 가진 사람들을 선플운동이 품고 달래어 착한 인자를 가진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선플운동이야말로 사회, 국가, 나아가 전 인류에게 사랑과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노벨평화상 감의 사회적 운동이라 할 수 있겠다.

말의 힘으로 운명이 바뀐다. 좋은 말, 좋은 글이야 말로 참된 기도라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운명을 개선하는 열쇠가 있다. 행복의 열쇠는 바로 말이다. 칭찬의 글, 감사의 말, 사랑의 말, 축복의 말. 이것들은 강한 힘이 있는 기도이다. 그리하여 항상 남의 성공을 기뻐하면 그때 나 자신이 성공한다. 우리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글자 하나하나가 마음에 영향을 주고 그 마음의 울림은 서로 감응하여 집단적 파동이 되며 그것이 모양으로 나타나서 이 현상세계의 사물을 이룬다는 성현들의 말씀도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언제나 남의 성공을 좋은 말, 밝은 글로 기뻐하고 칭찬하면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 성공하고 번영하는 길이 된다.

<이경림 회계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