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학’ 이란 무엇인가

2017-10-17 (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작게 크게
‘문학’ 이란 무엇인가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스웨덴의 부호 알프레드 노벨이 전 재산을 내놓고 유언하였다. “앞선 한 해 동안에 다음의 분야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자에게 상을 수여하라.” 그가 언급한 분야는 화학, 물리학, 경제학, 문학, 평화부문이다. 흔히 영국의 맨부커 상, 프랑스의 콩쿠르 상,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세계 3대 문학상이라 지칭한다.

노벨 문학상의 상금은 800만 크로나(미화로 약 130만 달러)이다. 1901년부터 스웨덴 아카데미가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그 동안의 수상자는 대부분 소설가 시인 극작가들이었다. 문인이 아닌 사람도 5명이 수상하였다. 문학을 ‘쓰는 행위’(Literacy)로 광범위하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되었으나 반려한 작가가 3명 있다. 톨스토이는 무정부주의 지지자란 이유로 반려했으며, ‘닥터 지바고’를 쓴 파스테르나크는 소련의 압력으로 부득이 반려했다.


사르트르는 본인이 “나는 모든 공적 영예를 거부 한다”고 성명을 내고 스스로 반려하였다. 대학마다 문학과가 있으며, 신문사들은 신춘문예를 만들어 문인을 발탁하고, 문학잡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문학이란 말이 대중화 되었는데 그러면 도대체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을 쉽게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인간의 삶을 언어를 통하여 미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언어를 통한 학문에는 3대 분야가 있다. 文(문학), 史(역사학), 哲(철학)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德行(덕행), 言語(언어), 政事(정사), 文學(문학)의 사분법(四分法)으로 분류하였다. 공자의 제자인 하우(下憂)는문학을 시(詩) 서(書) 예(藝) 악(樂)으로 구분한다.

한마디로 문학은 사실보다는 상상의 결과이다. 그리고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그 속에 개성이 뚜렷해야 하고, 보편성과 항구성(恒久性)이 있어야 한다. 보편성이란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상통하는 정서이고, 항구성이란 한 시대뿐이 아니라 앞으로도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정서에 어필하는 성격을 말한다.

문학의 기반은 생활에 있다. 즉 생활 체험을 재구성하는 것이 문학이다. 이 생활 체험 속에는 전통과 개인의 재능 등도 포함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도 중요한 생활 체험으로 간주된다.

문학의 기능에 대하여는 광범위하게 논의되지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교훈설과 쾌락설이다. 무언가 문학을 통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고, 동시에 문학 자체가 작가의 즐거움이 되기 때문에 문학을 하는 것이다. 메시지 전달이란 점에서 문학은 가르침과 통하고, 즐거움이란 점에서 회화, 건축, 조각, 공작등과 함께 예술에 속한다.

한국에서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양분한다. 옛적에도 춘향전 같은 소설과 많은 시조문학이 발달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광수 때부터 현대감각이 소설에 유입되었으며 이때부터의 작품을 현대문학으로 분류한다. 이광수의 ‘사랑’, ‘이차돈의 죽음‘ 같은 작품들은 완연히 옛 소설의 묵은 때를 벗어 분위기와 작법을 달리하는 새로운 문학세계였다.

이민 한인사회에서 각 신문사들이 그런대로 문학 활동의 맥을 이어주고 있어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순수 문예지의 출현은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 2세들의 한글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