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1세대의 사명

2017-10-14 (토) 키 한/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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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6일 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주최 금년도 한가위 잔치 자리에서 그 동안 노인회와 인근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를 인정받아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사회봉사상’ 금상을 수여받았다. 나는 지난 3년 반 기간 동안 노인회의 이사장직을 맡아 나름대로 성실하고 근면하게 노인회의 발전과 미주한인 이민 1세로서 미 주류사회와의 교류와 소통, 그리고 특히 한인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권장하는데 적극 노력했었다.

그러한 나름대로의 노력이 주위로부터 인정받아 대통령 사회봉사 금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보람 있고 기쁘다. 이 땅에서 대대손손 굳건하게 터를 잡고 뿌리를 이어서 줄기차게 뻗어 나아갈 나의 후손들에게도, 작지만 무언가 본받을만한 정신적인 유산을 남기게 되어 뿌듯하다.

나는 지난 30년 이상을 이 지역의 교회에 다니며 나름대로 열심히 교회에 봉사하였었지만, 어떤 보람이나 결실은커녕 오히려 교회의 파쟁과 분란으로 허탈과 분노, 그리고 실망만을 맛보았다. 결국 그 교회를 떠나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약 4년 전 내가 직접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서 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에 가입하고 이사장직을 맡아 열심히 봉사하고 노력했다. 사심 없는 봉사였으며 이를 통해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나의 후손들에게도 나름대로 자랑스럽고 의미가 있는 결과를 남기게 되어 매우 기쁘다.

나는 항상 이웃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베트남 커뮤니티가 단결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민 역사 불과 40여년 만에 미 주류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그들 나름대로 훌륭하고 성공적인 성취와 전통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데 대해 찬사와 감탄을 보내왔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이 지역 미주한인 이민사회의 건전한 발전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럽고 훌륭한 한국인의 역사와 전통을 만드는 일을 위해 작은 힘이지만 보태고 싶다.

아울러 앞으로 보다 더 많은 이민 1세 한인들이 단지 그들의 교회 안에만 머무르지 말고, 베트남 커뮤니티처럼 미 주류사회와 함께 더 활발히 소통하고 교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의 이민 역사와 전통을 미 주류사회의 흐름과 접목한다면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럽고도 훌륭한 미주 한인이민 역사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일에 앞장 서는 선각자들과,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커뮤니티를 위해 희생하는 봉사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사실 이민 1세들은 영적인 면으로 볼 때 엄청나게 큰 축복과 특별한 목적을 위하여 선택받은 존재라는 의미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이민 1세들이 각성해 장차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줄기차게 성장해 나갈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이런 축복을 물려주고 특별한 목적을 가르치고 인식시켜주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하겠다.

<키 한/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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