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문자, 한글

2017-10-09 (월)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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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어내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문화발전의 매개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특수계급에 속한 극소수 사람들만이 남의 나라의 문자에 의지해서 문화생활을 하고 있었을 뿐 거의 대부분의 대중들은 문맹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세종이 어리석은 백성들을 위하여 글자를 만들어낸 것은 우리 민족을 원시상태에서 해방시켜 준 커다란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한글이 없었다면 오늘날 같은 발달된 고유문화를 쌓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한글은 어떤 소리도 표시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소리 문자이다. 문자 배열이 조직적이고 과학적이어서 배우기가 쉽다. 한국을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문화민족으로 우뚝 서게 했다. IT 강국으로 등장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한글은 유엔에서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우수 문자이다. 말과 글은 문화를 창조 계승 발전시키는 중요한 매개체로써 문화의 핵심이다.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해주는 고유 언어와 문자가 있었기에, 우리는 중국문화의 영향을 수천년 간 받아왔지만 단 한 번도 종속된 적이 없다. 오히려 새롭게 창조해 고유문화를 만들었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이미 2000년에 세계를 이끌어갈 11개국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꼽았다.


외국인에 비친 한국의 매력 포인트 1위는 우리 고유문화다. 진화하는 전통과 역동적인 대중문화다. 한국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강력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이를 계승 발전시킨 원동력은 한글이다. 일본은 신중하고 느리지만 한국은 빨리 생각하고 바로 실행하는 추진력이 뛰어나다. 이런 역동성이 한국이 매력이다.

상품, 자본, 사람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된 이 시대에는 매력국가가 선진국이다. 부국강병으로는 중국, 일본과 경쟁하기 힘들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은 이젠 문화력이다. 그들이 따르지 못하는 한류문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과 공감의 확산이다.

한국인의 재창조 DNA가 K-Pop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을 내고 있다. K-Pop은 서양대중의 보편적 리듬에 흥과 끼라는 우리의 특성이 가미된 독특한 산물이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는 가족애와 우정, 의리 등의 감정이 바탕에 흐르고 있다.

한국이 더욱 매력적이 되려면 인종적 편견과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 개방적인 자세와 다문화적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문화는 단순히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닌 음식 음악 건축 등 일상생활 속에 녹아 내려 형성된 생활의 실체다.

한나라의 문화적 영향력은 한사람의 생각과 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그 나라의 경쟁력이 된다. 헬조선과 같은 열패감과 비관을 딛고 우리 안에 잠든 매력을 일깨워 미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핵심은 매력한국 건설이다.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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