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콘트라 스캔들 등 실화와 허구 뒤섞여
▶ CIA 심부름 대가 마약 등 밀반입 떼돈 번 모험
배리 실이 콘트라반군에게 전달할 무기를 비행기로 나르고 있다.
■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½ (5개 만점)
100만 달러짜리 미소를 지닌 만년 소년티가 나는 탐 크루즈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과 중남미를 오락가락하면서 마약과 총과 현찰을 수송, 수수료조로 떼돈을 버는 코미디기가 있는 범죄 액션 스릴러로 경쾌하고 속도감 있고 흥미진진하다.
1980년대 레이건의 하수인인 올리버 노스 대령이 주도한 이란-콘트라 스캔들에 개입했던 에이스 조종사 배리 실의 실화에 허구를 잔뜩 입힌 비도덕적인 배달꾼의 터무니없을 정도로 대담무쌍한 모험 얘기다.
아메리칸 드림의 하나인 황금만능주의를 풍자한 얘기이기도 한데 여러 가지 정치적 스캔들을 깊이 파헤치기보다 피상적으로 다루면서 재미 일변도의 영화로 만들어 주인공도 만화 속 인물처럼 묘사되긴 했으나 오락영화로선 A급이다.
얘기는 실이 자기 과거를 고백한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내레이션을 하면서 진행된다. 1970년대. 아내 루시(새라 라이트)와 두 아이를 둔 실(크루즈)은 TWA 조종사로 부업으로 쿠바 시가를 밀반입해 돈을 번다.
이를 파악한 CIA로부터 몬티 셰이퍼(돔날 글리슨)가 실을 찾아와 시가 밀반입을 눈감아주는 대신에 임무를 지시한다. CIA가 제공한 프로펠러 비행기로 파나마로 날아가 노리에가 대령에게 현찰을 주고 정보를 받아오는 일.
실의 잦은 중부 아메리카 비행이 콜롬비아의 메데인 마약 카르텔에 의해 포착이 되고 이 카르텔의 두 두목 호르헤 오초아(알레한드로 에다)와 파블로 에스코바르(마우리시오 메이아)는 실을 붙잡아 미국으로 코케인 수송을 지시한다. 그리고 실에게 코케인 킬로 당 2,000달러를 지불한다. CIA의 묵인 하에 실은 코케인 밀반입으로 엄청난 돈을 번다.
1980년대에 들어서도 이런 밀반입 수송으로 떼돈을 벌던 실은 마약단속국에 걸리지만 셰이퍼가 개입해 풀려난다. 그리고 메데인 카르텔로부터 손을 뗀 실은 CIA에 의해 거주지를 바톤 루지로부터 아칸소주의 작은 마을 메나로 옮긴다. 집과 함께 개인 비행장이 있는 2,000에이커의 땅주인이 된 실은 밀반입으로 번 현찰이 너무 많아 창고에 쌓아두다 못해 집 마당에 나무를 심듯 구덩이를 파고 감춘다.
셰이퍼는 이번에는 실에게 니카라과 좌파정부에 저항하는 콘트라 반군들에게 무기를 전달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줄 타는 곡예사처럼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을 잘도 피해 다니던 실은 결국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 크루즈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약삭빠른 비도덕적인 인간의 연기를 잽싸게 해낸다. 덕 라이만 감독.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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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