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칭 ‘사회연출가’ 시메이 갤러리 5일 개막
▶ 입체·퍼포먼스 등 장르 넘나드는 작품 선봬
임옥상씨 작품 ‘Museum of Masks, South Korea’(2017)
시대를 그리는 화가 임옥상 개인전이 열린다. 오는 5일 퍼시픽 디자인 센터 내 시메이 갤러리에서 개막하는 임옥상(67) 작가의 LA 데뷔 전시다.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 ‘사회연출가’라고 내세웠던 그는 사회를 캔버스로 작업하는 작가다. 한국에서 그를 민중미술작가라고 부르는데 그의 행동 범위는 지금까지 정해진 것이 없었다.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모든 분야 모두에 개입해왔다. 그는 권력을 믿은 적이 없다. 권력은 반성하지 않고 행사할 뿐이다. 권력은 무너질 뿐이다. 앞으로도 권력의 파수꾼으로 살아갈 것이고, 이 모두를 흙으로 수렴해나갈 것이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 임옥상 작가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북한 독재자 김정은 등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사회적 문제를 발굴해서 예술적 발언으로 의제화하는 그는 회화에서 사진, 영상, 입체, 퍼포먼스, 공공미술, 미술교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예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1999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대문형무소는 감옥의 길고 높은 공간 전체를 이용한 설치, 영상 작업에다가 각 수감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역사적 장소에 대한 기억을 현재화하는 작업이었다. 또, 원진레이온 사건을 계기로 설립한 산업재해, 직업병을 전문의 서울녹색병원 공공미술 작품인 엘리베이터탑 외벽의 대형벽화 ‘노동을 위하여’(2003), 문익환 목사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의 문장을 놋쇠로 따서 이어붙인 한신대 수유리 캠퍼스의 ‘문익환 목사 시비’(2008), 마포 하늘공원의 ‘하늘을 담는 그릇’(2009), 봉하마을의 노무현 대통령 묘역 박석 작업(2009) 등 환경조형과 퍼포먼스 등 공공미술에 대한 작업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1950년 충청남도 부여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81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14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1991 임옥상 회화전’은 민중미술이 주류 미술계에 들어오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각인, 회자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당신도 예술가’라는 타이틀로 수년 간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민과 소통했다. 현재 임옥상미술연구소 소장으로 ‘현실과 발언’ 동인활동을 했다. ‘민중미술 15년전’(국립 현대미술관, 1994)을 비롯한 다수의 기획전에 출품했으며 가나미술상(1992), 토탈미술상(1993)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임옥상 개인전은 오는 11월9일까지 계속된다. 개막 리셉션은 5일 오후 5시30분 시메이 갤러리(8687 Melrose Ave. B226). 문의 (310)922-3885
임옥상씨 작품 ‘There is a Revolution in the Forest’(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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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