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디어터 그룹 2017~18 시즌 개막을 알리는 매튜 본의 ‘레드 슈즈’ 공연의 한 장면. [Johan Persson 제공]
영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연출가이자 안무가 매튜 본이 이끄는 뉴 어드벤처스의 야심작 ‘레드 슈즈’(The Red Shoes)는 공연 예술에 바치는 헌사이다.
센터 디어터 그룹이 이번 시즌 개막작으로 아만손 극장에서 미국 초연된 ‘레드 슈즈’를 두고 매튜 본은 ‘극장·무용과 함께 해온 인생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예술가들의 끝없는 욕망과 집착이 파국으로 치닫지만 그들만의 광적인 열망 속에는 기쁨과 웃음, 설렘이 공존한다. 매튜 본의 작품은 굳이 장르로 분류하자면 ‘댄스 디어터’ 혹은 ‘무언의 스토리텔링’라고 할 수 있다. 무대 예술을 극대화하면서 음악과 무용만으로 풀어나가는 스토리가 강렬한 이미지로 머리 속에 남는다.
‘레드 슈즈’는 1948년 개봉한 마이클 파웰·에메릭 프레스버거 감독의 영국 발레 영화 ‘레드 슈즈’(한글 번역은 분홍신)를 토대로 재창작되었다. 안데르센 동화 ‘레드 슈즈’를 모티브로 한 영화의 이야기는 발레리나 비키, 레르몬토프 발레단을 이끄는 보리스, 그리고 작곡가 줄리안이라는 세 인물의 갈등을 다룬다.
매튜 본의 레드 슈즈에서는 뉴 어드벤처스의 수석무용수 애슐리 쇼가 발레리나 비키를 혼신의 힘으로 연기한다. 고전을 현대적인 무대로 재해석해 이 시대의 관객들을 공감시키는 매튜 본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역작이다.
강인한 남성무용수들을 백조로 내세운 ‘백조의 호수’(Swan Lake), 뱀파이어를 등장시킨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 등 매튜 본이 이끄는 뉴 어드벤처스의 레퍼토리는 ‘레드 슈즈’를 포함해 총 11개이다. 모두가 고전 혹은 영화를 댄스 디어터로 재현한 작품들로 매튜 본은 팀 버튼 영화 ‘가위손’을 무대화한 ‘에드워드 시저핸즈’(Edward Scissorhands)로 영국 최고 권위의 예술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록을 세웠고, 올해 베일을 벗은 ‘레드 슈즈’는 매튜 본에게 올리비에상 ‘최고 안무가상’과 ‘최고 가족 엔터테인먼트상’을 안겼다.
매튜 본은 창작뿐 아니라 차세대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차세대 무용가를 후원하는 자선단체 ‘리: 본’(Re: Bourne)을 설립했다. 튀튀나 발레슈즈를 착용한 자신을 상상해본 적도 없었을 고교생들에게 새롭고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극을 주고 때로는 인생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라고 한다.
놓치면 후회할 올해 최고의 공연 ‘매튜 본의 레드 슈즈’는 오는 10월1일까지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와 8시, 일요일 오후 1시와 6시30분 공연이 있다.
아만손 극장 주소 135 N. Grand Ave. LA 티켓 가격 30~165달러.
문의 (213)972-4400, 웹사이트 www.CenterTheatreGroup.org/Ahmanson
<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