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의 글] 올개닉 세상

2017-09-21 (목)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크게 작게
‘Organic’’이라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가게에 진열된 과일, 달걀, 우유와 그 외에 농산물이다.

며칠 전에 집사람과 유기농을많이 취급하는 W 마트에 오랜만에 들렀다. 그곳은 다른 곳에비해서 가격이 비싼 대신에 친환경적으로 재배했기에 많은 사람이 선호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개닉이란 말이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웬만한 가게에는 한 자리를 차지하며 손님들의 눈길을 잡는다. 우리 집도 가끔 특별한 맛을기대하며 그 식품에 손길이 가기도 한다.

오늘은 이곳에 풍성하게 진열된 녀석들이 올개닉이란 명찰을달고서 질서 정연하게 도열하여‘윙크’를 보내고 있다. 근데 물건을 집어 들면서 왠지 모르게 찜찜한 생각이 드는 것은 갑자기 이 녀석들을 몸에 넣는다고 큰변화가 있지도 않을 것인데 하고 생각하니 기분이 씁쓸해진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Organic’이란 큰 이름표를 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과일은 물론 농산물도 아닌 별 희한한 녀석이다.

눈을 째려가며 암만 보아도 먹거리가 아니요, 입어야만 ‘Organic’빛을 발하는 ‘티셔츠’ ’팬티’‘ 양말’이다. 오늘은 집사람과한동안 웃어가며 장을 보기는생전 처음이었다.

그것이 단지 회사의 상표(Trademark)인지 아니면 올개닉으로 재배한 면으로 만들었다는 것인지 궁금하기에 되돌아가서 확인하였더니,“ 최고의 부드러운 면”으로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어쩌면 올개닉 식품을 몸속에 집어넣고 올개닉 옷을 입으면 나는 별나라에서 온 ‘Organic’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방무심 / 프리몬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