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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동포들 읽기 쉬운 성경 접하길”

2017-09-14 (목)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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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식 교수, 23년만에…북한말 신약전서‘예수 후편’출간

▶ 영어도 함께 수록

“北동포들 읽기 쉬운 성경 접하길”

병상 중인 김현식 교수가 23년 동안 저술해 출간한‘예수 후기’ 성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은 부인 김현자 씨.

“북한 주민들은 ‘성경’이란 단어를 ‘섹스에 관한 책’으로, 또 성경의 ‘신약’은 ‘새로 나온 의약품’으로 인식합니다.”

분단 70여년의 세월동안 복음을 듣지 못하거나 60년대 북한의 ‘언어혁명’으로 아직도 복음을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성경책, ‘하나님의 약속, 예수 후편(영어/평양말)’이 출판됐다.

‘신약전서’의 북한말인 ‘예수 후편’은 김현식 교수(언어학)가 지난 1991년부터 계획, 1994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지난 8월, 23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영어성경인 ‘The NLT Bible’을 평양말로 번역한 이 성경은 평양성경연구소(PBI)와 미국 7개 지역의 어학과 신학, 법학, 과학 분야의 전문가와 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번역과 심의를 도왔다. 성경 매 구절마다 영어와 북한말이 함께 적혀 있다.


김현식 교수는 지난 1954년부터 87년까지 평양 김형직 사범대 교수로 재직해오다 1988년부터 91년까지 러시아 국립사범대 파견교수로 근무하다 한국으로 망명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에서 지내는 동안 미국인 선교사가 처음으로 건넨 남한의 성경책을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었다”면서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는 성경책을 북한사람인, 40여년간 언어학에 종사한 사람도 이해할 수 없어 북한사람이 읽을 수 있는 성경 제작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수 후편’을 집필 중 지난해 3월과 10월, 올해 6월 뇌졸중으로 세 차례나 쓰러져 현재 병상 중에 있다.

김 교수 부인인 김현자 PBI 본부 팀장은 “김 교수는 항상 이 성경이 북한에 꼭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 중간에도 성경이 전달되도록 다각도로 노력했다”며 “예수후편이 먼저 출간되게 됐지만 구약성경인 ‘예수 전편’도 번역 출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의 손기성 목사는 “북한 동포들이 복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성경책이 북한에 전달돼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며 “한 민족간에 존재하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와 이질감을 극복하고 통일의 때 까지도 이 성경이 잘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김현식 교수는 뉴올리언즈 침례신학대학원과 예일대학교 신학대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조지 메이슨대 연구교수로 있다.
문의 PBIDC2007@gmail.com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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