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트남 커뮤니티서 배워야 할 것

2017-08-05 (토) 12:00:00 키 한 / 부동산 중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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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웨스트 민스터 시에 있는 리틀 사이공을 다녀왔다. 베트남 사람들은 1975년 베트남전 패망 이후 18만 4,000명가량이 전쟁 난민으로 오렌지카운티 지역으로 이주해 들어왔다. 그중 가든 그로브에 4만 7,000여명으로 가장 많은 베트남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웨스트 민스터에는 3만 5,000명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이주하자마자 일찍부터 함께 힘을 모아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개방하고, 미 주류사회의 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그들과 함께 보조를 맞추며 살려고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현재는 웨스트 민스터 시의 경우 2명의 시의원이 베트남계이며 현재 시장도 베트남계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지역의 가주 하원의원도 베트남계를 선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하여 해마다 연방정부와 가주정부 그리고 카운티로 부터 많은 예산을 배정받아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자신들의 전통과 이민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리틀 사이공은 이제 관광과 샤핑의 명소로 널리 알려져 본국 베트남에서도 해마다 5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관광 필수코스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한인 커뮤니티는 각 지역이 교회 별로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단결이나 화합은커녕 오히려 반목과 불신으로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교회가 개방하여 주류사회와 교류하며 현실에 참여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경향마저 있다.

사우스 베이 지역의 대표적 교회만 하더라도 약 10년 전 별것도 아닌 이유로 교회 내에 분쟁이 발생하여 4분5열로 갈라져 나갔다. 그 결과 현재 각 교회 렌트비나 모기지로 나가는 돈이 매년 100만 달러가 넘는다.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 보면 지출하지 않았어도 될 불필요한 낭비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러한 것에 관심이나 염려조차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교인들도 많다.

해마다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는 그 1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은 결국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가되는 부채이며, 한인 이민역사의 건전하고 힘찬 흐름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것이다. 한인사회가 베트남 커뮤니티처럼 진작부터 힘을 모아 우리 후손들 미래의 꿈과 찬란한 비전을 같이 바라보며 노력했었더라면, 후손들에게 보다 튼튼하고 자랑스러운 미주 한인 이민역사의 기초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두가 대오각성하고 반성하여 한데 힘을 모아 광활한 이 땅에 웅장하고 위대한 한인 이민 역사의 기초를 쌓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

<키 한 / 부동산 중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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