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시 ‘흥정’은 필수다. 셀러와 바이어가 거래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해 치열한 협상전을 펼치는 것은 흔한 주택 거래 풍경이다. 때로는 전략이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래가 마음 먹은대로 진행되지 않아 고전할 때도 있다. 잘못된 협상 전략을 구사하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도 흔하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은 바이어들에게 주택 거래시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이런 흥정 전략을 조심하라고 충고한다.
■ 헐값 오퍼
주택 거래가 한산한 시기라도 헐값 오퍼 전략을 잘못 구사했다가는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기 쉽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아예 헐값 오퍼 전략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편이 낫다. 바이어 입장이라면 집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아주 낮은 가격에 오퍼를 제시하면 낮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헐값 오퍼로 인한 첫 번째 역풍은 셀러에게 일종의 ‘모욕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셀러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보다 더 큰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 헐값 오퍼는 셀러의 바이어의 신뢰성에 금이 가게 하는 결과를 낳기 쉽다.
시세와 동떨어진 헐값 오퍼를 제출하면 바이어측의 시장 분석력이 떨어져 거래 의지가 약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기 힘들다. 대부분의 셀러들은 바이어들의 가격 흥정에 대비한 나름대로의 최저 가격대를 정해놓고 있다. 만약 바이어의 오퍼에 제시된 가격이 셀러의 최저 가격대보다 낮으면 주택 구입은 이미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다.
■ 가구 포함 요청
이미 체결된 구입 계약 조건 외에 셀러에게 자꾸 이것저것 요구하는 행위도 역풍의 직격탄을 맞기 쉽다. 주택 거래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바이어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 중 하나가 바로 셀러에게 ‘끼워 달라’고하는 부탁이다. 물어 봐서 손해볼 것 없다는 식으로 셀러의 집에 있는 가구들을 거래에 포함시켜 달라고 물어보는 바이어들이 흔하다.
그러나 바이어들의 가구 포함 요청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셀러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새집에 맞지 않는 가구라도 ‘공짜’를 요구하는 바이어들의 부탁은 앞으로 남은 주택 거래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셀러의 가구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거래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판매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편이 좋은 반응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된다.
■ 무리한 수리 요청
막상 주택 구입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갑자기 집이 마음에 안들 때가 있다. 처음에는 드림 홈처럼 보였던 집이 이것저것 다 부족한 집처럼 돌변하게 되면 바이어들은 이미 체결된 계약에서 빠져 나갈 구실을 찾기 바빠진다.
이런 바이어들에게 오는 첫 번째 ‘기회’(?)가 바로 홈 인스펙션이다. 홈 인스펙션 업체를 통해 매물 상태를 점검한 뒤 셀러측에게 적절한 수리나 수리비 명목의 크레딧을 요청해볼 수 있다.
일부 바이어들은 통상적인 셀러측 수리 항목과 전혀 무관한 업그레이드나 리모델링 항목을 셀러측에 요구하기도 한다. 또 일부 바이어는 세세한 수리 항목까지 모두 포함시킨 무리한 수리비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요즘과 같은 셀러스 마켓 상황에서는 어림도 없는 전략이다.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커녕 거래가 중간에 무산될 경우 바이어는 자칫 디파짓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한다.
■ 끝없는 카운터 오퍼
주택거래시 흥정의 핵심은 바로 가격 조건이다. 가격 조건을 놓고 셀러와 바이어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여러 차례 오퍼를 주고받는 경우가 흔하다.
바이어가 최초 제시한 오퍼 가격이 낮다고 판단되면 셀러는 카운터 오퍼를 통해 원하는 가격을 바이어에게 제시한다. 양측의 가격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카운터 오퍼를 수차례 주고받는데 처음부터 카운터 오퍼를 협상 전략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역풍을 맞기 쉽다.
셀러에게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약 8,000달러를 더 지불할 의도가 있으면서도 한번에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여러 차례 카운터 오퍼를 통해 조금씩 올려보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셀러측 반응을 살펴가며 2,000달러씩 4번에 나눠서 카운터 오퍼를 쓰겠다는 전략인데 먹혀들어가기 쉽지 않은 전략이다.
카운터 오퍼를 주고받는 동안 경쟁 바이어들에게 더 높은 금액의 오퍼를 제출할 기회를 주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경쟁 바이어가 없더라도 셀러 입장에서는 ‘질리는’ 협상 전략으로 아예 다른 바이어를 상대하도록 셀러가 마음을 돌리기 쉽다.
■ 일방 통행식 협상
‘일방 통행’식 협상 전략도 주택 구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셀러측에게 오퍼를 제출하면서 제시한 가격이 최상의 가격이니 며칠 내에 수락 여부를 알려 달라고 통보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답변이 없으면 다른 매물에 오퍼를 제출하겠다는 ‘협박’(?)까지 덧붙이는 바이어가 있다. 주택 거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협상의 연속인데 거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아예 협상의 문을 닫아버리는 전략이다.
가격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일방통행식 협상 시도에 셀러측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방어 모드에 들어갈 때가 많다. 거래가 이뤄져도 일방통행식으로 거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일방 통행식 협상 전략은 현금 구입자들이나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된 매물을 구입하는 바이어들 사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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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