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자 골퍼들이 왜 잘 할까?

2017-07-26 (수) 12:00:00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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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S 여자 골프 오픈(2017/7/16)에서 첫날부터 3일째까지는 중국의 골퍼 펑산산이 일등이었다. 마지막 날도, 전반전에서는 펑산산이 선두로 달리고 있었다. 리더보드(Leader board)를 보니, 탑10에 한국골퍼들이 8명이나 있었다.

펑산산은 한국 여자 골퍼들의 실력이 무지막지하게 좋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저 실력 좋은 한국골퍼들이 자기 뒤를 추적해온다면 어느 땐가는 잡힐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온 내장(內臟)이 다 떨렸을 것이다.

드디어 후반에 들어서자, 박성현이가 앞질러 갔다. 그래도 펑산산은 보통 골퍼는 아니었다. 그녀는 끝까지 떨리지 않은 척, 겉으로는 침착하게 보일 정도로 17홀까지는 차분하게 잘 쳤다. 하지만 마지막 홀, 18홀에 와서는 그녀는 확 무너지고 말았다. 2등이 될 수 있는 여자가 그만 공동 5등으로 떨어졌다.


펑산산이 무너졌을 때, 이 골프 게임을 관람하고 있었던 중국의 13억 인구가 또한 펑산산과 함께 폭삭 무너지고 말았다.

만약 펑산산 뒤에, 한인 골퍼가 아니라, 미국 여자 골퍼들이 뒤를 따라왔었더라면, 펑산산은, “아, 저런 미국여자들, 아무 것도 아냐.” 하고 마음을 푹 놓고 쳐서 이겼을 것이다. 헌데 한국여자골퍼들이 자기 뒤를 바짝 따라오니까, 그것도 8명이나 자기 뒤를 따라오니까 펑산산은 완전 주눅이 들고 말았었던 것이다.

신문에, 한국여자골프가 강한 이유는, ‘조기교육’, ‘부모의 헌신’, 그리고 ‘선수 자신의 열정’이라고 했다. 이런 것은 이유가 안 된다. 왜 안 된다고? 왜냐하면 세계의 모든 선수들이 다 이 세 가지 요소들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여자골퍼가 특별히 잘 한 이유는 뭘까?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 미국의 미셀 위 그리고 다니엘 강(6월, 메이저 게임 우승자), 호주의 이민정, 일본의 오무라(그녀 엄마가 한국여성)도 다 한국피를 갖고 있다. 한국 여자들이 잘 하는 이유는, 한국인의 유전인자가 좋아서 인 것이라고 나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남자들은 못하는가?

배상문을 보시라. 배상문 골퍼는 미국에서 두 번이나 PGA에서 이겼다. 헌데 한국정부는 그를 군대로 억지로 입대시켜버리고 말았다. 이런 유능한 청년들을 국가에서 우대해준다면, 한국남자들도 세계 정상에 오를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한국의 유전인자는 아주 좋다. 한국사회가 민주화가 되니까, 그 짧은 기간에 한국이 부강국이 된 것을 보면 한국의 유전인자가 아주 좋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가들이 청렴해지고, 그리고 한국 사회가 공평해지기만 한다면, 한국여자골프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한국은 세계의 정상에 오를 것이다.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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