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카시이즘 (McCarthyism)이 이런 것이었을까? 전 FBI 국장 코미 (Comey)의 의회 증언과 지난 4월 법무장관 후보였던 세션 (Sessions)의 청문회를 보면서 마치 1950 년대 공산주의자와 그 동조자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되던 의회 청문회가 생각났다. 물론 책에서 읽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 청문회의 강도 높은 질문과 상식을 벗어난 어처구니없는 질문의 내용들은 지금도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의회 민주주의가 어떻게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선례로 아직도 꼽히고 있다.
코미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한 러시아의 선거 불법개입을 밝히고 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질문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을 흠집 내어 끌어내릴 수 있는가 하는 당리 당력적인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정통 정치 세력 출신이 아닌 대통령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의 하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악의로 가득 찬 질문 같지 않은 질문들이 며칠 계속되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간의 흠집을 낸 것 외에 증언이 남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런 불법적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 민주당의 대표적 질의자였던 화인스틴 (Feinstein) 상원의원의 고백이었으니, 시간과 정력의 허비요 국민이 낸 세금만 낭비한 것이 되었다.
이 증언과 청문회가 어떻게 미국과 미국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었고, 그래서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우리는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 러시아와 맺은 모든 관계는 이적행위요 정말로 미국의 국익을 해치는 것인지도 깊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왜 러시아는 항상 미국의 적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지난 4월에 있었던 법무장관 (Attorney General) 세션의 인준 청문회는 코미의 청문회보다 훨씬 더 저질이었고 악의에 찬 것이었다. 이 저질 청문회의 첨병은 앨 프랭컨 (Al Franken) 상원의원이었다. 이 사람은 코미디언 출신으로,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 가겠다고 공언한 인물인데, 청문회의 모든 질문을 세션 법무장관 후보자의 인격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세션이 젊은 검사 시절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과 공소를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고, 또 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세션은 주의 법무장관이 되어 흑인들의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었고 또 연방 상원의원이 되어서 20년을 보내는 동안 알 프랭켄의 악의에 찬 공격과는 정반대로 흑인들의 인권을 향상시키기에 전력을 다 한 많지 않은 남부 출신의 상원의원이었다.
그가 후보자로 상원 청문회에 서기 전에는 앨 프랭켄 자신도 세션을 존경하는 동료 상원의원이요 친구라고 공언한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트럼프나 혹은 세션이 업무를 시작한 것이 아직 여섯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일 할 기회를 주기는커녕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서점에 잠깐 들렸는데, “상원의 거인 프랭켄” (Franken: The Giant of the Senate) 이라는 책이 눈에 뛰어 저자가 누군가 살펴보았다. 물론 프랭켄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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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헌 맨체스터 대학 철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