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준 열사도, 안중근 의사도 아닌데 뭘…’-.
악플 공격을 당해 본적이 있는가.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고 한다. 악플이 계속된다. 화가 나 그 문자 공격에 대응한다. 공격이 점차 거칠어지면서 인격말살 수준에 이른다. 도무지 대처가 안 된다.
세상이 싫어진다. 그러면서 결국 포기심정이 든다는 것이다. ‘내가 이준 열사도, 안중근 의사도 아닌데 뭘…’ 하는 한탄과 함께. 악플 공격에 결국 절필(絶筆)을 하고 말았다는 것이 한 지식인의 고백이다.
글이 마음에 안 든다. 그러면 이른바 ‘알바’까지 동원해 벌 떼같이 공격을 해댄다. 심지어 글 내용과 관계도 없는 개인 신상까지 털어가면서 가짜뉴스를 유포한다. 이 정도는 예사다.
성지순례를 갔다가 테러공격을 당했다. 한국인 3명과 운전기사가 사망하고 수 십 명의 여행객들이 부상을 입었다. 그 만행에 전 세계가 규탄에 나섰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서는 테러에 숨진 목사 등 기독교인들을 공격하는 문자테러가 넘쳐났다. “다 뒤져서 하나님의 품으로 가버리지 아깝다”, “…xxxx들 보이는 족족 테러해라~ 참수도 하고” 등등.
사실이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언어 테러에 견디다 못한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0이 넘은 기업인은 600억 원을 도서관 건립기금에 쾌척했다가 마음의 병만 얻었다.
전 재산을 털다시피 해 거금을 기부했다. 그런 그에게 날조성의 악플이 쏟아졌다. 그 사이버 인격살인에 이 기업인은 세상이 그만 다보기 싫다는 한탄 속에 지내고 있다는 보도다.
경기 의정부시가 마련한 미(美)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파행으로 끝났다. 인순이, EXID, 스윗소로우 등 유명 가수들이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인순이만 무대에 올라 노래 대신 사과만 하고 내려왔다.
민주노총, 노동당 등이 중심이 돼 기념 콘서트 반대운동이 펼쳐졌다. 반대 이유는 ‘효선-미선 양 15주기’를 앞두고 의정부시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런 공연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때문에 콘서트 반대 입장 표명은 존중되어야 한다. 문제는 콘서트에 초청된 가수들에게 협박 전화와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로 끝나는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또 다시 조장되기 시작한 반(反)미 선동, 그 시발 탄이 아닐까 싶어 하는 말이다.
전 세계가 테러에 분노하고 있다. 테러는 인간생명, 그 자체를 거부하는 증오의 범죄이기 때문이다. 그에 못지않은 범죄행위가 언어 테러다. 인격을 말살하고 영혼을 병들게 한다는 점에서 이슬람 극렬주의자들의 테러에 지지 않는 잔인한 범죄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 언어 테러 근절이야 말로 새 정부가 부르짖는 적폐청산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