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friends, good books, and a sleepy conscience: this is the ideal life.
좋은 친구들, 좋은 책들, 그리고 느른한 양심: 이게 바로 이상적인 삶이다.
과연 누가 이런 말씀을? 다름아닌 마크 트웨인! 익살 만점, 기지(機智) 발랄의 품위있는 해학가. ‘때맞는 지혜’로 충만하고, 살짝 꼬는 유머와 풍자로 듣는 귀를 즐겁게 하고 새기는 가슴을 보듬는 문인. 바로 그분께서 '이상적인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간단히 세가지로 푸신 것!
첫째는, 좋은 친구들. 그럭저럭 만나고 헤어지며 이합집산하는 무리들 말고, 진짜 친구들! 다만 서넛이라도 좋으니, 아니 한둘이라도 넉넉하니 그저 말 섞고 마음열기에 거북하지 않은 좋은 친구들.
옛적 공자님 왈, 有朋(유붕)이 自遠方來(자원방래)하니 不亦樂乎(불역낙호)아! 했던 바로 그런 친구들. "벗이 먼곳에서 찾아오니 그아니 즐거우랴.” 늘 옆에 있는 친구도 좋으려니와, 가끔 찾아 옴에 더없이 반가운 그런 친구. 가지셨는지요?
Good friends, good books, and a sleepy conscience: this is the ideal life.
좋은 친구들, 좋은 책들, 그리고 느른한 양심: 이게 바로 이상적인 삶이다.
좋은 책들 역시 'the ideal life'[이상적인 삶]을 꾸려 나가는데 필수불가결. 요즈음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홀로' 족들이 많아진다는군요. 홀로 밥먹는 '혼밥족,' 홀로 술마시는 '혼술족,' 등등 나홀로 삶을 만끽하는 이들을 일컫는 시쳇(時體)말은 날로 늘어만 가는데.
사실, '홀로'를 뜻하는 영어 단어론 제법 고상한 어휘 'solitude'가 있죠. '쏠~리튜드'란 그저 고독/외로움의 경지를 넘어 홀로 '자성(自省)'함으로서 '자성(自醒)에 이른다는 심오한 뜻! 기꺼이 독거(獨居)함에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된다는 'solitude'의 비밀. 그래서 숲속 강가로 은둔하거나 광야로 나가 단식/기도하는 것.
'solitude'를 더욱 맛갈나고 기름지게 하는 건 역시 양서. 좋은 책을 뜻하는 '양서(良書)'란, 모든 '경(經)'자 들어간 책들과 문사철(文史哲) 고전들을 두루 아우르는 말. 역시그 중에서도 양서 중의 양서라면 기독교의 성경과 유교의 경전들을 위시해 불가의 경전들과 노장(老莊) 문헌들을 거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Good friends, good books, and a sleepy conscience: this is the ideal life.
좋은 친구들, 좋은 책들, 그리고 느른한 양심: 이게 바로 이상적인 삶이다.
좋은 친구들과 좋은 책들이 '이상적인 삶'을 이룬다는 지극히 평범한 지혜를 앞세운 뒤에 나오는 진짜 덕담은? 적어도 마크 트웨인 정도의 필력과 문공을 갖춘 이라면 역시 덕담의 핵심은 은근히 도사리고 있는 복병(伏兵)! 이른바 'a sleepy conscience'라 부르는 애매한 실체? 졸리는 듯 느른하고, 맥이 풀려 고단해 기운없는 느낌의 양심? '에이 슬립피 컨~션스'라니, 뭔말?
제아무리 좋은 친구들과 좋은 책들로 둘러 쌓였어도, 늘 곧추선 양심으론 편하게 살 수 없는 게 인생! 느른해져 맥빠진 양심이라야 겨우 연명할 수 있는 게 인생. 제법 반듯하고 정직해 보이는 여성 대통령이 '억울하게' 수갑차고 호송되어 법정에 서는 같은 날, 또한 예전에 '억울하게' 죽었다던 대통령을 추모하는 대규모 행사에 방금 대통령 된 사람이 앞장서서 "적폐청산" 운운하며 두눈 부릅뜨며 보란듯 우뚝 선 모습.
도대체 누가 누구 양심을 진짜 올곧은 양심이라 말하리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말라"며 그저 모른 척 하기엔 너무나도 이상(異象)한 대한민국 정치/언론의 현주소. 차라리 “모르고 말리라!” 해도 또 ‘내 양심’이 솟구치니, 어쩌랴.
과연, 이러는 나는 또 누구란 말인가? 미추(美醜)를 재며 나름 판단하고 있지 않는가? 내 양심은 진짜 옳은가? 그래서 하는 말 아닐런가. 미크 트웨인의 촌철살인 고품격 한마디, '느른한 양심'이야말로 '이상적인 삶'의 필수 요건! “알면 다치느니라!” 맞습니다, 맞고요 ……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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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