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한의원에 가나요?
2017-05-24 (수) 08:29:07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우울증 치료의 초점을 마음이 아닌 몸에 맞추는 한의학
분노라는 감정이 ‘화병(火病)’을 일으킨다면, ‘슬픔’은 ‘우울증’을 일으킨다. 다만 현대의학에서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정신적인 원인에 치료의 초점을 맞춘다면 한의학에서는 신체적인 원인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이 기본적으로 정신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음은 인정하지만, 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깨어진 신체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에 그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슬픔을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의학
이는 일단 한의학이 기본적으로 병이 오는 원인을 직접 제거하기 보다는 병에 견딜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방법을 추구하는 데서 기인한다. 당뇨병의 예를 들자면, 인슐린의 분비가 부족해져 혈당이 높아지는 상태를 ‘병’이라 규정할 때 한의학에서는 이 부족한 인슐린을 대신 넣어주기보다 이 인슐린의 분비를 원래 담당했었어야 할 장기, 즉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킴으로 혈당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식이다. 그래서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우울증의 격발 요인인 ‘슬픔’을 일으키는 정신적 자극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지않고, 이 ‘슬픔’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슬픔을 조절하는 주장기인 ‘폐’를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폐’의 기운이 회복되면 자연히 우리 몸과 마음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 또한 회복하게 된다고 보기에, 우울증 환자의 폐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를 위한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간주한다.
병적으로 우울한 상태, 즉 “심한 감정적인 손상을 받은 후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침체되어 있는 상태” 라는 우울증의 정의에서 현대의학이 첫 부분의 ‘심한 감정적인 손상’에 그 진단과 치료의 초점을 모았다면 한의학은 두번째 부분의 ‘벗어나지 못하여 침체되어 있는 상태’를 개선시키는데 그 진단과 치료의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심신일체, 감정과 신체의 관계
또, 한의학에서는 사람에게는 일곱가지의 감정이 있는데, 이 각각의 감정들이 어떤 자극으로 인해 그 정도를 넘어서면 각각의 감정이 가진 에너지의 방향성에 따라 우리 몸에 신체적인 이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예를 들어 희정(喜情,기쁨)이나 노정(怒情,분노)은 발양성(發揚性)이며 폭발적인데 비해, 슬픔이나 지나친 사려, 생각, 욕구불만등의 감정들은 억제적이며 침체적인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감정이 지속되면 이 감정들이 지닌 에너지가 단순한 기분상의 문제를 넘어 신체와 생각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러한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기울증(氣鬱症)이라 부른다.
우울증의 한의학 치료의 원리
이 기울(氣鬱이란 개념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우울증 병리를 이해하는데 있어 핵심이 되는데, 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못해 한 곳에 맺히면서 흩어지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억제적이고 침체적인 에너지에 일단 휩쓸리게 되면 감정의 상함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의욕도 적어지며, 흥미 상실, 침묵, 무기력, 기력저하와 같이 정신적, 신체적인 침체상태가 나타난다. 문제는 일단 이렇게 한번 기울(氣鬱), 즉 기운의 정체가 신체적인 증상으로도 나타날 만큼 진행되고 나면, 어지간한 정신 자극만으로는 다시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빗장이 잠긴 문을 힘으로만 열려 하는 것과도 같다. 하지만 이럴 때 한의학에서 기의 순환을 담당하는 주장기인 ‘폐’를 강화시켜주게 되면, 정체되어 있던 기운이 다시 움직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비록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나 ‘감정’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우울한 기분이 그대로 일지라도, 이제는 얼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회복’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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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