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다림

2017-04-23 (일) 11:47:29 이경주 일맥서숙 문우회 애난데일, VA
크게 작게
기다림의 세월 어언 3년!
맹골수도(孟骨水道) 뭍 자락에서
춘하추동 비오나 바람부나
눈보라 휘몰아치며 칼바람 가슴 에는
삼백년보다 긴 세월
동동 발을 구르며 흘린 눈물
파도로 돌아오는 원망의 나날
하늘도 원망이요 바다도 저주스러웠던 눈물의 세월

수학여행을 말리지 못한 엄마의 마음
이다지 죄의 미늘로 옥죄임이
바람에 몰려 서있고
눈보라에 실려 슬어지고
땡볕에 갈라지며
수백 명을 단 번에 삼킨 세월호에서
발버둥치는
너를 기다리기 여삼추
기다리고
기다리는
내 영혼 바다에 구비치며
먹구름이 걷어갈지라도
오직 너만 돌아 오기를 기도하는
지극한 엄마의 기도에
핵풍(核風)에 팔랑이는
수 백 만의 노랑 리본의 간절한 소원을
하나님 들으시어
요나의 기적 같이
선체를 뭍으로 토했구나
이제 외롭던 네 영혼에 입 맞출 수 있구나
이제 너 영혼이나마 껴안을 수 있구나
돌아와 고맙다
사랑하는 내 딸아
이 엄마 보고파서 얼마나 울었니

<이경주 일맥서숙 문우회 애난데일,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