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난의 기독교

2017-04-18 (화) 09: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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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다소 잠잠한가 싶더니 기독교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또 다시 발생했다. 이집트 콥틱 교회를 타깃으로 한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한 47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고난주간 시작과 함께 전해진 뉴스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독교의 탄생지 중동지역에서 기독교는 소멸될 수도 있다. 뒤이어 들려온 소식이다. 지하디스트 운동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와 비례해 기독교 박해가 가중되면서 일부 중동지역 국가에서는 기독교를 아예 흔적조차 지우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다.

기독교 박해가 특히 극심한 중동국가는 이집트, 이라크, 시리아로 2000년 세월동안 존속해온 기독교 커뮤니티가 이들 국가에서 소멸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를 보자. 전체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콥틱 기독교인들은 오랫동안 박해의 대상이었다. 2011년 무슬림형제 집권 후 박해가 가중되면서 기독교인들의 대대적인 해외 탈출러시가 이루어졌다.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정부 출범 후 공권력에 의한 박해는 완화됐으나 반(反)기독교 정서는 오히려 더 급격히 확산되면서 5,000이 넘던 기독교 커뮤니티 숫자는 1,000개미만으로 줄었다.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2003년 이전 140만이 넘었다. 잇단 내전 상황에다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맹위를 떨치면서 그 인구는 27만5,000여명으로 줄었다. 시리아의 기독교 인구는 한 때 전체인구의 10%를 차지했다. 그 시리아의 기독교인들도 이라크와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회교 인구는 기독교 인구를 웃돌면서 머지않아 세계 최대가 될 것이다. 퓨 리서치 조사결과다. 기독교 박해가 그 원인인가. 아니, 그보다는 출산율 때문이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기독교인 어머니를 통해 태어난 신생아는 전 세계의 33%를 차지, 회교도의 31%를 약간 상회하고 있다. 그 신생아 구성비는 뒤바뀌어 2030년에서 2035년 사이 태어날 회교권 신생아는 2억2,500만 명으로 예상돼 기독교권의 2억2,100만을 웃돌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주로 출산율에서 찾아진다. 기독교 전통 국가의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그러니까 사망자수가 신생아수를 웃도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을 정도다. 반면 회교권국가의 출산율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에 따른 예상이다.

한국의 경우는 더 절망적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자랑(?)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 가운데 젊은 세대의 교회이탈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20/30세대는 한국 교회에서 아예 희귀종이 되고 말았다. 이와 함께 절반이 넘는 교회에서 다음세대를 양성하는 교육부가 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교회교육 붕괴론’이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젊은이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나. 부활주간을 맞아 던져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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