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미 작가 이민진의 영문판 소설 ‘파칭코’ 호평

2017-04-07 (금) 12:00:00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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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에 걸친 한인 가정의 무용담’

▶ SF 크로니클지 등 크게 소개

재미 작가 이민진의 영문판 소설 ‘파칭코’ 호평
재미 작가 이민진씨의 영문판 소설 ‘파칭코’(Pachinko)’ 가 4월2일자 SF 크로니클 일요판에 크게 소개됐다. 크로니클지는 신간 안내 난을 통해 ‘파칭코’는 한국과 일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재일동포의 가족사를 다룬 장편소설로서, 작가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필체가 돋보이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일본계 미국인 남편을 둔 이씨가 2007년부터 도쿄에 거주하며 집필한 ‘파칭코’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계 교포들을 인터뷰하여, 가장 현대적인 이미지를 지닌 일본에서의 인종차별과 이방인에 대한 불평등 등의 고발을 통해 독자들에게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계 1.5세로서 제2의 제인 오스틴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민진 작가는 1968년 한국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가족이민으로 뉴욕 퀸즈에 정착했다. 예일대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한 이씨는 기업변호사로 취업해 일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작가로 전향했다. 2004년 단편소설 ‘행복의 축’(Axis of Happiness), ‘조국’(Motherland) 등을 발표해 작가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 이씨는 2008년 첫 장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FREE FOOD FOR MILLIONAIRES)을 발표, 한국을 비롯 11개국에 번역 출판 되었으며 전미 편집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미국 픽션 부문 ‘비치상’, 신인작가를 위한 ‘내러티브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의 주인공 ‘케이시 한’은 한국 이민자의 자녀로서 퀸즈에서 세탁소를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한다. 케이시는 스스로도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이라고 여기며 대학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지나친 성공에 대한 압박과 주변의 기대 때문에 갈등을 빚는다.


작가는 미국 사회의 상류층이 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던 케이시를 통해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이라는 배경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향과 가치관, 양극단이 동시에 존재하는 계층 구조들을 다채롭고도 세련된 호흡으로 펼쳐 보였다고 호평받았다.

신간 ‘파칭코’는4대에 걸친 한인 가정의 무용담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한일합방 직전의 구한말에서 시작한다. 한 한국인 어부가 부인과 함께 어느 지방에서 여관을 사게 되어, 나라 살림은 빈한하게 변하지만 가족만은 경제적 안정을 찾는다. 낳은 자식들 중 아들 하나만 살아남았는데 이름은 훈이. 언청이에다 발이 굽어있었다.

훈이 부모는 몸이 불구여서 혼례는 불가능하게 생각했지만 중매쟁이에 의해 가난한 소작농의 딸 양진이와의 혼사가 이루어진다. 부모들은 대를 이을 손주를 보게 되어 기뻐했지만 내리 3명의 아이들이 죽고 시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양진은 딸 순자를 낳게 된다. 순자는 성년이 되어 시장터에서 욕을 보이려던 일본인에게서 구해준 고한수라는 사내를 알게 되는데, 이야기는 일본으로 건너 가 살게 되는 순자 가족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서평은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을 비교하며 작가 이민진의 한층 발전된 필체와 진부한 서사를 거부하고 작가 스스로 체험했던 정체성의 문제를 세련된 문장으로 표현, 평론가와 독자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는데, 여주인공 순자는 일본에 가정이 있는 유부남 고한수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그는 순자를 버린 채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순자는 더 이상 살기 힘든 한국 땅을 뒤로 하고, 동생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무작정 이주하기로 결정, 어떤 계기로 도쿄와 교토에서 파칭코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Pachinko- Grand Central, 490 page, $27)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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