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감초는 달고 독이 없고 심, 폐, 비장, 위장의 기가 약해져 있을 때 기를 보하는 작용을 하고 또 탕약을 끓일 때 모든 약의 독성을 조화시켜서 약효가 잘 나도록 해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감초의 해독과 진통의 효능을 이용하여 감초와 검은콩을 함께 사용하여 감두탕을 만들어 식중독이나 마약 중독 환자에게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감초에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서 폐를 보하고 가래나 담을 없애 주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그러나 감초가 독이 없고 여러 곳에 쓰여진다고 오랫동안 많이 사용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Moon Face라고 하여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그렇게 변한다. 다른 사람이 보고 “보약을 먹더니 얼굴에 살이 많이 붙었네”라고 하면 감초의 부작용을 생각해야 한다.
인간 사회에도 감초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아는 것도 많고 능력이 많아서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사회 봉사와 여러 단체에 얼굴을 내밀며 일을 열심히 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약방의 감초” 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어떤 때에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고 항상 넘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직책을 맡고 봉사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뒤돌아볼 여유가 없고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도 모르지만 직책을 내려놓고 뒤돌아보면 “아차, 그때에는 이런 실수를 했구나!”라고 반성을 하게 된다.
나도 1997년 조국이 IMF 관리 아래에 들어가,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많이 생겼을 때 “모국에서 끼니를 굶고 있는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자”라는 좋은 취지로 미주에 살고 계신 어머니들이 모여, 한 달에 10불씩 회비를 내어 한국의 아이들을 도와주다,
지금은 매년 20만불 정도의 도움을 한국, 남수단, 네팔, 타히티 등등 10여 개 나라의 아이들에게 주는 글로벌어린이재단에서 십년 가까이 여러 개의 직함을 가지고 봉사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뜻하지 않게 실수도 하고 다른 회원들의 마음을 상하게도 했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나도 약방의 감초처럼 행동하지 않았나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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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례(한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