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반이민정책 영향으로 시애틀보다 선호
▶ 지난 10년간 27% 늘어
캐나다 밴쿠버 BC가 시애틀과의 IT 기술자 유치 경쟁에서 최근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애틀과 밴쿠버는 기후, 진보적 정치성향 등 환경이 매우 비슷하지만 미국의 까다로운 취업 비자 규정과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시애틀보다 밴쿠버B.C.를 선호하는 IT 기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밴쿠버B.C.의 크리스티 클라크 총리는 지난 주 IT 기술 컨퍼런스에서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국수주의는 매우 두렵고 비극적이지만 우리에겐 이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지역의 IT 해외 기술인력은 지난 10여년간 27%나 증가했다. 외국인 취업비자 규정이 상대적으로 간결한 캐나다 도시, 특히 밴쿠버B.C.에 지사를 오픈하는 미국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무비자 협정 체결국가 출신들에게 노동허가를 30분만에 발급해준다.
또 미국의 H-1B 비자 신청비용이 캐나다의 유사 비자보다 3배나 비싼 반면 밴쿠버 지역 IT 기술자들의 평균 연봉은 시애틀 지역보다 10%나 낮기 때문에 해외 IT 기술자들을 유치하려는 기업들에게는 밴쿠버 BC가 매우 매력적이다. BC 주정부 역시 이들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 같은 혜택을 노려 지난 2007년 밴쿠버에 지사를 설립, 비자 문제로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는 해외 고급인력을 밴쿠버에 유치해 왔다. MS는 지난해 밴쿠버 다운타운에 최고 7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피스 건물로 이주했고 최근에는 캐나다 정부로부터 외국인 직원들의 캐나다 입국을 더욱 간결화하겠다는 합의를 받아냈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다른 IT 기업들도 밴쿠버에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인재들을 고용해, 시애틀 또는 캘리포니아주의 자사 직원들과 원거리에서 협력하도록 하는 한편 추후 이들을 미국으로 이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밴쿠버 주정부는 밴쿠버가 ‘해외 고급 인력들이 거쳐가는 도시’로 남지 않고 자체적으로 IT 인력을 이들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