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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그린 흑인들, 차별에 저항하다

2017-03-01 (수) 10:05:16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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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CA 11일~7월3일, 케리 제임스 마샬 회고전

캔버스에 그린 흑인들, 차별에 저항하다

케리 제임스 마샬의‘슬로우 댄스’(Slow Dance·1992~93)

LA현대미술관(MOCA)이 오는 11일 흑인 작가 케리 제임스 마샬 회고전 ‘Kerry James Marshall: Mastry’을 개막한다.

케리 제임스 마샬은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까맣게 그린 흑인 인물화로 잘 알려진 작가로 서구 미술사에서 몇 안되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인종 간의 갈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 저항적이고 냉소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어둡지 않고 재미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항상 무표정에 가까운 흑인이지만 그 주변은 컬러풀한 색감으로 유쾌함마저 든다.


오랜 흑인 인권침해의 역사와 불평등, 편견을 마치 역사화처럼 묘사해온 그는 1955년 앨라바마 버밍햄에서 태어나 LA사우스센트럴에서 성장했다. 1963년 흑인거주지역 와츠(Watts)에서 일어난 폭동을 경험했다.

10세 때 LA카운티미술관을 방문해 그 곳에 전시된 수많은 작품들 속에 흑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미술사의 인종적 불균형 해소에 대한 깨달음으로 작가의 꿈을 키웠다. 오티스 칼리지를 졸업한 후 페인팅, 조각, 콜라주,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엄으로 흑인 정체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고 일리노이 주립대 시카고에서 아트 앤 디자인을 가르쳤다.

MOCA 회고전에는 케리 제임스 마샬의 지난 35년 작품 활동을 보여주는 80여점이 선보인다.

연대기적 순서로 펼쳐지는데 랄프 엘리슨의 고전소설 ‘인비저블 맨’(Invisible Man)처럼 미술사에 존재하지 않는 흑인들을 표현한 작품부터 미국의 노예제도를 뒤흔든 케이토(Cate) 반란,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흑인 아티스트들을 그린 인물화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다.

시카고 뮤지엄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오브 아트에 이어 MOCA가 선보이는 케리 제임스 마샬 회고전은 오는 7월3일가지 MOCA 그랜드 애비뉴(250 S. Grand Ave., LA)에서 열린다.

입장료 15달러. 학생 8달러. 회원 무료 입장.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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