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오페라 내달까지 공연 제임스 콘론 지휘와 매료
LA오페라가 공연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에서 소프라노 패트리샤 라세트(가운데)가 노래하고 있다.
LA오페라가 화제작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Salome)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에서 공연하고 있다. ‘살로메’는 인터미션 없이 1시간40분을 이어가는 단막 오페라이자 주역 가수가 누드로 출연하는 보기 드문 오페라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버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0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성서에 나오는 헤롯왕과 그의 의붓딸 살로메, 당대의 예언자 세례 요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살로메’는 선정적인 내용에 반해 음악적 기교와 아름다움이 어느 무엇과도 비할 바 없다. 그러나 초기에는 인간 욕망의 광기와 관능성, 파격적인 연출 때문에 공연 금지가 되기도 했다.
LA오페라의 ‘살로메’ 공연에서 스팟라잇은 역시 소프라노 패트리샤 라세트에게 쏟아졌다. 패트리샤 라세트는 2006년 푸치니의 ‘나비부인’(Madam Butterfly) 초초상 역으로 LA오페라에 데뷔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50대가 된 그녀는 살로메 역으로 다시 LA오페라를 찾아 관능적이고 요염한 악마가 되어 관객들을 온전히 매료시켰다.
패트리샤 라세트의 혼신을 다한 연기와 노래, 제임스 콘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휘몰아치는 연주는 살로메가 세례 요한의 머리에 키스하며 부르는 ‘당신은 내게 키스해주지 않았지’에서 객석을 압도했다. 물론 살로메가 헤롯의 요청으로 베일을 하나씩 벗으며 전라가 되는 ‘일곱 베일의 춤’(Dance of the Seven Veils)을 거침없는 몸짓으로 표현한 패트리샤 라세트였기에 가능한 절정이었다.
무엇보다도 제임스 콘론의 지휘봉 하나하나에 모두의 시선이 따라가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패트리샤 라세트가 부르는 노래와 연기 만큼이나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시킨다.
살로메가 자신에게 바쳐진 세례요한의 참수된 머리를 들고 ‘요한, 당신은 내가 당신 입술에 키스하는 것을 허락치 않았지만... 이제 나는 키스한다’고 노래한 후 그 머리에 입맞춤하는 엽기적이고 관능적인 장면에서도 패트리샤 라세트의 숨을 죽이게 하는 노래는 막이 내릴 때까지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LA오페라의 ‘살로메’는 3월2일과 16일 오후 7시30분, 3월5일과 19일 오후 2시 4회 공연이 남아있다. 티켓 19~329달러.
문의 (213)972-8001 웹사이트 LAOper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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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