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고] 버클리 오픈 아카데미 정치학 강좌를 마치고

2017-02-04 (토) 12:00:00 민기욱/ 버클리 오픈 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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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정유년을 시작하는 음력 새해 첫날 버클리에 소재한 Pacific School of Religion에서 뜻깊은 행사가 치러졌다. 30명이 조금 안되는 소수가 모인 “정치학 강좌”였지만 그 의미와 취지를 곱씹어 본다면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지난해 12월에 설립된 “버클리 오픈 아카데미”(민기욱 원장)는 신학과 인문학의 대화를 꿈꾸며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두되, 작은 울타리에 갇힌 좁은 시야를 벗어나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하나님의 비젼을 따라 학문의 지평을 넓힐 뿐만 아니라 세상 속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귀기울이고 함께 고민해보는 신진학자,생각이 젊은 신앙인들의 모임이다.

아카데미 2기 강좌는 김재연 선생(UC 버클리 정치학과 박사과정)의 강의로 그 시작을 알렸다.트럼프 대통령 정부뿐만 아니라 1960년대 민권 운동 이후 미국내 “인종문제”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 현실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이 강의는 한국인들이 미국의 인종 문제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세 가지 잘못된 상식을 검토했다.

1. 1960년대 민권운동 이후 흑인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됐다. 2. 인종 문제는 미국 남부에 국한된다. 3. 인종 문제는 백인과 흑인간의 갈등이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이슈들을 점검한 후, 비슷한 이민자의 국가로서 미국과 캐나다가 1960년대 이후 인종 문제를 어떻게 다르게 접근해 왔는지 설명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유럽의 몇 개 나라간 비교는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이어진 2강 강좌는 최동현 선생(UC 버클리 정치학과 박사 Candidate)의 “우리에게 잊혀진 세상의 오늘:남반구의 역사,정치,그리고 경제” 강의였다.누구나 한번 쯤은 전쟁과 기아에 신음하는 제 3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해 구호단체에 기부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돕고자 하는 그 어린 아이들이 살고 있는 그 머나먼 타국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왜 지난 수십년간 이 나라들은 끊임없는 분쟁, 질병, 그리고 가난에 시달려야만 했던 것일까? 그리고 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원조와 구호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이 강의는 우리에게 잊혀진, 그러나 우리가 알고 싶고, 알아야만 하는 이 머나먼 땅의 오늘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며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소개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억압적이었던 식민시대의 잔재와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인종간의 갈등, 그리고 오늘날의 정치경제 시스템이 이 곳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배우는 시간이었다.

이어지는 패널토의는 “정치와 교회”의 주제 아래 김재연,최동현 선생 외 GTU(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수학중인 임택동(영성학)목사, 장준식(그린교회,조직신학)목사의 합류로 이어졌다. (민기욱 원장 사회)기독교인들의 기도와 영성이 “타자”의 삶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임목사의 지적은 “정치”와 “교회”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려줬다.또한 “정치신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목사는 종말론적 비젼을 가지고 현세를 바라보며,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재고해야함을 역설했다.

1강 강의를 담당했던 김재연 선생은 정치학이 결국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데,기독교 정치학자로서 교회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사도 바울의 일갈처럼 “인종”을 뛰어넘는 사랑과 정의가 요청된다고 피력했다.또한 최동현 선생의 지적은 2기 아카데미를 마치고 강의실을 나서는 우리의 머릿속을 맴돈다. “오늘의 강의는 배움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관심의 시작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강의의 동영상을 원하는 분은 민기욱 원장(minics3@gmail.com)에게 문의를 바란다.

<민기욱/ 버클리 오픈 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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