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시 ‘라이브 킹’ 김범수다

2017-02-02 (목) 02:40:47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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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공연에 중년 여성팬 위주로 1,100여명 성황

역시 ‘라이브 킹’ 김범수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창력으로 ‘라이브 킹’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 김범수는 역시 달랐다.

지난 1일 저녁 타코마 판타지 극장에서 펼쳐진 그의 시애틀 공연은 자리를 가득 메운 1,100여명의 팬들을 2시간30분 동안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한국의 어느 스타 가수도 시애틀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한인들이 지리적으로 너무 넓게 흩어져 있어 특정 공연장소로 모이기 쉽지 않은데다 인구 규모에서도 비싼 입장료를 내면서 콘서트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데뷔 17년차였던 지난해부터 시작돼 ‘17년산 토종 김범수’라는 타이틀로 펼치고 있는 콘서트 중 하나인 시애틀 공연도 홍보 초반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공연장소가 남쪽인 타코마이고 입장료가 최소 75달러, 최고 200달러나 되는데다 초반 홍보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해 기획사 등에 비상이 걸렸었다. 다급해진 공연기획사측이 공연 2주 정도를 남겨두고 본보 등에 긴급 홍보를 요청하고 오프라인 판매에도 적극 나서면서 표가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김범수 공연장을 찾은 한인은 30~50대 여성들이 주를 이뤘으며 대학생 등 젊은이들도 끼어있었다. 김범수는 최고의 가창력으로 자신의 히트곡인 ▲보고 싶다 ▲약속 ▲하루 ▲끝사랑과 드라마 OST 곡들을 열정과 최선을 다하며 무대를 장악해 열창했다. 그에 더해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줬던 고(故) 신해철이 부른 ‘그대에게’ 등을 선보여 공연장이 탄성과 박수갈채로 가득 차게 했다.

이날 공연은 그의 가창력만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꾸며진 연주팀과 동영상, 무대시설은 물론 캐나다 밴쿠버에서 온 김희은씨와 시애틀의 임성준씨 등 이 지역 아마추어 가수 등을 불러 소개하며 함께 듀엣을 부르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패러디한 ‘앵콜 담화문’같은 동영상들도 청중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의 공연은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자선단체 ‘컴패션’(Compassion)을 통해 공연 수익금을 필리핀 결식 아동들을 돕기 위해 기부한다는 귀한 뜻을 담았다.

새해를 맞아 무대에서 시애틀 팬들에게 큰절로 세배한 김범수는 “나의 인생 목표는 50년간 음악을 하는 것인데 올해가 데뷔 18년인 만큼 앞으로 32년 뒤에 은퇴공연을 할 계획”이라며 “32년 뒤에 꼭 시애틀에서 은퇴공연을 할 계획이니 그때 모두 다시 만나자”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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