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해선 칼럼] 어처구니... 있다 없다

2017-01-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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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속에서 전화를 받는다. 조금 있으면 AM 1120 한미라디오에서 내가 들어야할 프로가 있단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프로가 나오기 전 목적지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 프로를 기다리는 동안 차안에서 들은 방송은 어느 요리학원 선생님과 기자 한명과의 대화다. 그리고 거기에서 새로운 ‘단어’ 하나를 배운다.

‘어처구니...’우리는 이말을 항상 쓰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로 주로 쓴다. ‘어처구니가 있다‘ 라고 썼던 경우는 거의 없던 것 같다. 그런데 이날 알고 보니 어처구니라는 단어가 따로 있는거다.

맷돌의 손잡이란다.


생각해보자. 맷돌의 손잡이... 밤새 물에 잘 불은 녹두와 맷돌을 가져온다. 물도 있다. 프라이팬도 있고 기름도 있다. 김치와 숙주나물 그리고 돼지고기. 또 빠알간 실고추 등등 빈대떡의 재료는 몽땅 준비되어 있다. 아마도 따끈한 정종도 한잔 준비되어 있을 거다. 자 --- 비도 슬슬 오는데 모락모락 빈대떡 한 조각... 생각만 해도 멋이 있을것같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잖아? 예상했던 기대가 산산조각 부서진다.

어처구니가 없는 걸로 말한다면 캘리포니아 주가 매년 만들어내는 새로운 법중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법 한두 개는 꼭 끼어있다는거다. 금년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에 브라운 지사가 서명한 새법은 자그마치 898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 일부는 내년 아니면 후년등 차후에 발효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금년부터 시행되는 법들이다.

캘리포니아주 여기저기 이름깨나 있고 뭣좀 뀐다는 신문들은 매년 새로 나오는 법중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들을 뽑아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우선 하나 뽑혀진걸 보자.

살아있는 동안에는 밀크도 주고 치즈도 준다. 그다음 이 세상 하직한 후에는 햄버거와 스테이크등으로 사회에 공헌 하면서 가죽도 남겨 순실 아줌마가 즐기는 명품 가방도 만들게 해준다. 이렇게 인간에게 공헌만 하는 우공들에게 캘리포니아주는 혹독한 법을 하나 만들었다.

우공들이 방출하는 가스(방귀와 트림) 가 지구를 온난화 시키며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거다. 그래서 소를 키우는 목장 주인들에게 이 가스 방출을 조정하는 법을 만든거다.

유 가러 비 키딩.


노.

소방귀 규제법!이걸 어떻게 규제하나? 무슨 플래스틱인가 하는 쌈지를 소 내부 어딘가 넣는 방법도 있단다. 야익, 맙소사. 그리고 규제를 어길시 벌금은 어떻게 규정하나? 아직 확실한 지침은 없지만 ‘Digesters’ 라는 기계는 이미 존재하고 있단다. 이 기계는 우공들의 똥에서 생산되는 메탄 가스를 전기로 탈바꿈시키는 매직머신 인데 값이 좀 비싼게 탈이란다. 이래저래 Prop 2로 양어깨에 멍이든 캘리포니아주 영세 목장주인들의 전업이나 타주로의 탈출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Prop 2?치킨 콘도 법이다. 계란을 생산하는 엄마 치킨에게 좀 더 따듯하고 공기 좋고 넓은 독방 공간을 마련하라는 법이다. 당연히 비용이 더든다. 그러나 엄마 치킨은 행복 → 때문에 행복한 계란 → 영양가 풍부 계란 → 맛있는 계란 → 행복한 식구들. 어처구니가 없는 것만도 아니네.

역시 캘리포니아는 지구상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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