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Whatchamacallit / 왓츠머콜릿

2017-01-07 (토) 12:00:00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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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higher-context culture, many things are left unsaid, letting the culture explain. 고문맥문화(高文脈文化)에선, 많은 것들이 구술되지 않으며, 그저 문화가 설명해준다.

"아따 참말로 거시기 해불구만이라." 먼말? 뭐가 어떻게 왜 '거시기'한 건가? “거시기를 머시라구 혀야 쓰겄는가, 으쩌까이 ...... ” 마냥 거시기로 시작 거시기로 맺는 화법. 그런데, 거시기가 뭐냐고 캐면 단박에 거시기가 거시기지 따로 머시기냐며 되묻는 "거시기 커뮤니케이션."'거시기 문화'에 낯선 이들은 참말로 '거시기 컴맹'으로 전락. 오매[Oh My God]! …… 그 짙디짙은 거시기 커뮤니케이션! 거시기 문화권 밖에선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오리무중 막연(漠然) 커뮤니케이션'의 극치가 바로 '거시기' 화법. 그런데 아세요? 바로 이런 거시기 문화를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제법 그럴듯한 전문용어로 평가한다는 걸.

이름하여 '고감도(高感度) 문화.' 감각이 뛰어난 문화라는 것. '하이 컨텍스트 컬처'(a higher-context culture)라 부르지요. 이미 오래 전[1976년], 미국 문화인류학자 Edward T. Hall이 그의 명저 "Beyond Culture"[문화를 넘어]에서 깔끔하게 정리했던 '고/저 문맥문화(高/低文脈文化)' 이론. 어떤 문화는 문맥이 환히 트여 있어 그저 '거시기'라 해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또 어떤 문화는 문맥이 불투명해 꼬치꼬치 설명을 해야 겨우 서로 통한다는 것.


In a higher-context culture, many things are left unsaid, letting the culture explain. 고문맥문화(高文脈文化)에선, 많은 것들이 구술되지 않으며, 그저 문화가 설명해준다.

'context'란 문맥 또는 상황을 나타내는 말. 밑도끝도 잘라내고 거두절미 'out of context'로 인용하면 사람잡는 일 터지는 법. 작년 2016년 말미에 터진 '최순실게이트'란 것도 알고보면 그저 무턱대고 여기저기 '카더라 통신'을 문맥/상황도 모르고 너도나도 넙죽 받아먹은 결과? 심지어 여성 대통령을 성희롱 수준으로까지 몰고가며 인격살인에 대대적으로 참여한 언론/국회의 너저분한 수준에 끌끌 혀를 차던 분들도 여기저기 많더라?그래서, 'context'가 중요한 것! 문맥/상황을 숙지하지 못한 채 행간(行間)도 읽지 못하면서 그저 부화뇌동하는 우민들에겐 'low context culture' [저문맥문화]에 합당한 소상하고 투명한 설명이 반드시 따라야 할 터. 문맥이 불투명한 저감도문화권 사람들이 마치 고문맥문화인들처럼 '나도 다 아는 척' 굴면 실로 심각한 문화충돌이 빚어지는 법. 긍게 거시기라며? 아따 난 또 먼가 했지라. 바로 그 머시기가 거시기라고야? 진작 알아버렀으라. 으쩌까이 ..... 근데, What's whatchama-call-it? "왓츠머콜릿 머시라?" 머시기가 어쩧다고라? 영어론 'whatchama-call-it'이 바로 '거시기'에 제법 걸맞는 표현. 유명 허쉬(Hershey) 초콜릿 제품 중에도 "Whatchamacallit"이란 게 있죠. 이름만 대면 그저 '거시기'처럼 누구나 척 아는 그런 캔디란 것. ["what you may call it" ==> 왓츠머콜릿]

In a higher-context culture, many things are left unsaid, letting the culture explain.
고문맥문화(高文脈文化)엔, 많은 것들이 구술되지 않으며, 그저 문화가 설명해준다.

2017년 정초에 왠 '거시기' 타령? 2016년 '올드 랭 사인' 하면서 보았던 한 편의 명작 영화 때문. 전라도 로미오와 경상도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상도/전라도의 엎치락 뒤치락 코미디. 못말릴 고문맥문화(高文脈文化)끼리의 정면 충돌. 어찌나 배꼽잡고 재미있게 봤던지 지금도 기분이 짱! 작품 완성도가 뛰어나고 배역들도 모두 수준급이며, 뭐니뭐니해도 보는 재미가 쏠쏠 만점!"그라요!!! 나 전라도요! 우리 다홍씨는 경상도고 뭐 그게 뭐요. 뭐 어째깐디요! 그게 뭐 어째깐디 이 난리요 난리가!!! 안그라요?? 아.. 죄송합니다." TV 토크쇼에 나와 그렇게 외치는 전라도 로미오. 영화 전편에 긴장감있게 흐르는 고감도문화끼리의 정다운(?) 대결. 허쉬 캔디 "Whatchamacallit"과 함께 즐겨 보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 강추/강추! [가만, 영화 제목이 뭐라고라? 와츠머콜릿, 거시기?]

Cheers!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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