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크리스마스 선물

2016-12-27 (화) 01:06:41 박새난(AHS 의료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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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6년 연말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에게 별로 그렇게 즐겁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문제로 혼란스럽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미국내 분열과 국제적 불안이 심상치 않다. 한국 국민들은 모두 심기가 불편한 가운데 답답한 청문회를 시청하고 있고, 급기야는 그 분노를 추스르지 못한 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듯하다.

미국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현재 미국 국민들도 답답한 마음으로 트럼프의 어이없는 국무위원 후보 지명을 지켜보고 있다. 2017년 1월 20일에는 트럼프의 취임식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개탄스러운 국민들의 심정은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채 2016년을 마무리해야 될 듯싶다.

항상 연말에는 한해가 어떠했던지 우리의 소중한 1년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회복의 시간이었다. 지난 한해가 우리에게 힘들고 고달픈 시간이었다 하더라도, 명색이 연말이라 함은 소중한 사람들과 덕담도 나누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재회의 기회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모두가 새해를 그렇게 달갑지 않게 맞이하는 듯하다. 2016년의 후기를 지켜보면 2017년이 그다지 희망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정치적 혼란은 우리와 우리 가족들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민들, 특히 우리와 같은 이민자들과 유색인종들에게 많은 우려와 큰 충격을 가져왔다.

많은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큰 정신적으로 피해를 보며 상처를 받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가지로 심란한 가운데 그래도 그나마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은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해주고 위로해주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서로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혹여 마음 상했던 일은 없었는지 걱정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연말, 우리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것은 예쁜 포장지에 씌워진 거액의 선물이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없는 위로와 격려와 배려일 것이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힘내자는 따뜻한 말한마디, 그것이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박새난(AHS 의료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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