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결정체가 되려면 석탄 덩어리가 약 4,000도 정도의 열을 받아야만 된다고 한다. 보통 쇠가 1,560도에서 녹는다고 할 때, 다이아몬드가 되기 위해서 따르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돌아보면 우리의 이민생활도 엄청난 고통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이질문화에다 언어장벽, 시스템의 몰이해 등으로 낯선 땅의 정착에서부터 먹고 살기 위한 생계문제에까지 모두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운 좋게 맞은 것이 바로 오늘. 이 시점이다.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모든 게 다 감사함뿐이다. 고난을 고난이라고 여기지 않는데서 나오는 생각이다. 춥고 매서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듯이 찬란하고 아름다운 내일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하루중 가장 어두운 때가 아침 동트기 전 새벽녘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보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지금처럼 어두운 시기에 우리가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감사하며 열심히 살다보면 눈앞에 찬란한 태양을 볼 수 있음이다.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 것은 3%의 소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삶도 3%의 강한 정신력과 긍정적인 마음이 있어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결국 인간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어느 과학자가 인간의 육신을 분석해보니 타올 한 장 빨 수 있는 물, 한 잔의 커피를 달게 할 수 있는 당분, 몇 개의 말 징을 박을 수 있는 철분, 두 세 자루의 연필심을 만들 수 있는 흑연이 있더라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가 얼마나 이 땅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욕망을 쫒아 살고 있는가.
세월은 흘러 어느새 또 새로운 한 해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장차 우리 앞에 무엇이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오늘 뿐이라는 점이다. 먼저 간 사람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리 어려워도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하루 하루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희망이란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럼으로써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것이 아닐까. 희망은 얼마만큼 오랜 기간 참고 견디며 얼마나 이를 위해 성심껏 노력했느냐가 중요하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콜카타의 작은 골목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던 성녀 마더 테레사는 말하기를 “삶은 아름다움이고, 기쁨이고, 꿈이고, 도전이고 사랑이다. 또 삶은 약속이고, 슬픔이고, 투쟁이고, 비극이고, 모험이고, 행운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고통이 있다. 굶주림, 집 없음, 온갖 질병에서 오는 고통 등등. 그러나 외로움과 사랑받지 못하는 것, 바로 곁에 아무도 없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고통이다. 나는 결코 대중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김수환 추기경도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잘 사는 삶인 가를 설파하고 떠났다.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가슴 아파하지 말고 나누며 살다 가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려니... 많이 나누며 함께 살다 가자. 누구를 미워도 원망도 하지 말자. 재물부자이면 걱정이 한 짐이요, 마음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인 것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마음 닦은 것과 복 지은 것뿐이라오.
누구를 사랑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 가자. 사랑하라, 소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오. 진정한 사랑은 이해와 관용, 포용과 동화, 부드러운 대화,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오.”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 한해를 보내는 말미에서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명언들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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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