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기금 목표액 10만 달러중 8만8,600달러 모아
▶ “한국학 서적 5,000종 분류 중”
국제결혼 한인여성들의 모임인 워싱턴주 한미여성회가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서적들의 목록화 기금으로 3,500달러를 기부한다.
한미여성회 영 브라운 회장(사진)은 10일 오후 5시 타코마 아태문화센터(APCC)에서 열리는 올해 정기총회 및 송년행사에서 이 ‘의미 있는 기부금’을 UW한국학도서관측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주류사회의 교량역할은 물론 한국의 민간홍보대사를 자임하는 한미여성회가 이 같은 기부를 결정한 것은 지성을 대표하는 미국 대학에 대한민국의 지적 자산을 상징하는 한국학 책들이 분류되지 못하고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된 안타까운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서북미 명문인 UW의 한국학도서관은 현재 전국 대학 가운데 하버드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만여권의 한국책을 소장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70년 전인 1940년대부터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한국어 책을 기증받아 수집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부터 한국학 사서를 고용해 체계적으로 매년 몇 천 권씩 장서를 모아 정리 작업을 해왔다. 2002년부터 이효경씨가 한국학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한국학 관련 책의 구입과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UW측은 중요한 한국책은 구입하지만 예산부족 등으로 한국학 목록사서 고용을 미뤄오다가 2004년 류혜자씨를 파트타임 목록 사서로 고용했다.
일리노이주 서던일리노이대학(SIU) 법대 도서관에서 30년 이상 일한 전문사서인 류 씨가 UW에서 10년넘게 한국책 목록작업을 해오고 있지만 일손이 딸려 5,000여종의 책이 정리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류 사서는 지난 2014년말 매칭 그랜트로 사비 5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미국 대학 도서관의 도서분류는 까다로운 연방 의회도서관의 분류법을 따르게 돼있어 종당 목록비용이 20달러씩 소요되는 만큼 전체 비용 10만 달러 가운데 절반을 류 사서가 내기로 한 것이다.
류씨의 뜻에 따라 지난해부터 매칭 그랜트가 시작됐고 십시일반 모금 운동이 이어지며 올 들어서는 모금운동뿐 아니라 한인들의 책사랑 운동 등을 펼치기 위해 김영호 시인을 회장으로 하는 ‘UW 한국학도서관 친구들’이라는 한인 단체가 결성되기도 했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김영호 시인, 황선희씨, 송성실 전 UW교수, 제인 신, 모니카 남궁씨 등의 기부가 이어지면서 지난 2년간 3만5,125달러의 기금이 모아졌다. 이제 한미여성회가 3,500달러를 보태면서 전체 한인사회 후원금은 3만8,625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류 사서의 기부금을 합치면 전체 10만 달러 경비 가운데 8만8,625달러를 모은 셈이다.
이효경 사서는 “동아시아 도서관에 자리한 중국과 일본은 후원금으로 이미 목록 작업을 마쳤다”면서 “한국책도 지난해부터 목록기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1,330종이 목록작업을 마쳤으며 3,670종이 현재 남아 있다”고 말했다.
UW한국학도서관과 친구들은 내년까지 캠페인을 통해 전체 경비 가운데 나머지 1만1,500달러의 모금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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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