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폭력 신고받고 출동했다가 비운
▶ 용의자는 12시간 대치 끝에 사살돼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타코마 경찰관이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께 타코마 이스트 52가 400블록의 한 주택에서 가정 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타코마 경찰국 소속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폭력을 행사한 남편은 부인을 밖으로 쫓아낸 뒤 집 안에서 경찰관들을 향해 총격하기 시작했으며 17년 경력의 45살 경관이 총을 맞고 쓰러져 인근 종합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경찰관은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밤 9시께 숨을 거뒀다. 경찰국은 숨진 경찰관의 가족에 먼저 통보한 후 그의 신원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총을 쏜 용의자는 집 안에 있던 6살 소년과 8살 소녀를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 두 아이는 38세로 알려진 용의자의 자녀로 추정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총격범은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 헬기에도 총을 쏘는 등 다음날인 29일 새벽까지 인질극을 계속했다.
경찰은 SWAT팀을 새벽 3시30분께 집안으로 투입시켜 두 아이 가운데 한 명을 구출한 뒤 용의자를 사살했다.
당시 용의자의 집에 있었던 집주인 크리스티 크로스키는 “용의자 부부는 같은 교회에 다녀서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이날 어떤 물건을 가지러 그 집에 갔을 때 부부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용의자가 부인을 밖으로 쫓아냈다”고 말했다.
크로스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용의자가 총격해 경찰관이 쓰러지자 나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가까스로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크로스키는 이날 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란 말을 듣기를 원하지 않으며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경찰관 한 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운의 생을 마감했지만 타코마 경찰관이 이번 사건을 공명 정대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녀의 진술로 미뤄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흑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타코마 경찰국은 “용의자와 대치 과정에서 경찰관과 SWAT팀 등 185명이 현장에 출동해 사건 수습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국은 또 “1985년 이후 타코마에서 경찰관 4명이 현장에 출동했다가 총격을 받아 숨졌는데 이 가운데 3건이 가정폭력과 관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타코마 경찰관 피살사건은 7년 전인 2009년 11월29일 인근 레이크우드 경찰국의 순찰경관 4명이 살해된 날짜 바로 다음날인 11월30일에 발생해 관계자들을 더 숙연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