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이 단순히 공화당 인사들의 이탈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음란한 내용이 가득한 녹음파일에 충격을 받은 거액 후원자들의 후원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기 시작해 트럼프가 타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N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캠프를 위해 수십만 달러의 모금을 돕거나 직접 기부한 적어도 2명의 후원자가 한 후원금 모금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 후원자는 '트럼프 지지 철회'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트럼프를 둘러싼 최근의 사건들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트럼프 지지 행사에 간 것과 아들까지 참여토록 한 것을 후회한다. 내 돈을 돌려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원자도 같은 후원금 모금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나는 어린 아이가 3명 있다. 상스럽고 성차별적인 사람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 기부금을 돌려받기를 바란다. 즉각 일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2명의 후원자에게 후원금을 받은 익명의 후원금 모금자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명이 수십만 달러를 후원하거나 모금을 지원한데 힘입어 나는 결과적으로 트럼프를 위해 100만 달러를 걷었다"며 "하지만 '트럼프 승리'(공화당 후원금 모금기구) 수뇌부에 더이상 트럼프를 위해 모금하지 않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몹시 당황했다"며 "나는 포기했다. 완전히 실망했다. 지난 72시간 동안 잠을 설쳤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등 격전지에서 공화당을 위해 후원금을 걷어왔던 한 인사는 녹음파일 파문에 "당황하고 있다"며 "지난주 트럼프와 악수했는데 지금 손을 씻고싶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인 기자들에게 "그런 요청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NBC 방송은 녹음파일 파문 이후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적지않은 공화당 인사들로부터 사실상 버림을 받은 트럼프가 "족쇄가 풀렸다"며 당 주류에 '선전포고'를 했지만, 재정적 손실은 '실질적'인 것이며 따라서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가 받는 타격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