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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년 버지니아주 흑인폭동 일으킨 냇 터너의 삶[국가의 탄생 (Birth of a Nation)★★★½ (5개 만점)]

2016-10-07 (금)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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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트 파커 감독·주연·각본까지 담당

▶ 도끼·칼로 무장한 폭동 이틀만에 진압

1831년 버지니아주 흑인폭동 일으킨 냇 터너의 삶[국가의 탄생 (Birth of a Nation)★★★½ (5개 만점)]

냇 터너(가운데)가 노예들과 함께 백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1831년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흑인 노예들의 폭동과 이 폭동을 주도한 냇 터너의 삶을 그린 감정적으로 격하고 분노와 역사적 의식에 가득 찬 건강한 드라마로 흑인인 네이트 파커가 감독하고 각본을 쓰고 또 주연도 했다.

흑백 갈등이 심한 요즘 시의에도 잘 맞는 소명의식을 지닌 작품인데 좋은 드라마이긴 하나 특별히 잘 만들었거나 예술적으로 창의적이진 못하다.

지나치게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식에 집념, 보는 사람을 심리적으로 강압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상세하고 성실하게 보여주기는 하나 사건이 갖고 있는 역사적 정치적 및 도덕적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진 못 했다.


또 후반에 가서 파커는 과도하게 터너라는 개인 한 사람에 조명을 집중해 주변 인물이나 상황이 제대로 극적으로 처리되지 않아 허전한 감이 있다. 망치로 두드려 맞는 강한 충격을 받으면서도 극적 흥분감이나 흥미를 춘분히 경험할 수는 없다.

이 영화는 파커의 과거 개인적 문제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파커는 지난 1991년 펜 스테이트대에 다닐 때 룸메이트이자 레슬링팀 동료로 흑인인 진 셀레스틴(이 영화의 공동 각본가)과 함께 여학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혐의로 풀려났고 셀레스틴은 유죄판결을 받은 뒤 재심에서 이 판결이 뒤집어졌다. 그런데 둘을 고발한 여자는 지난 2012년 자살했다.

제목은 미 영화사의 초기 거목인 D.W. 그리피스가 감독한 남북전쟁과 그 후의 얘기를 그린 대작 동명영화에서 따 왔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보고 “천둥으로 쓴 역사”라고 찬양한 이 영화는 흑인들을 강간과 약탈을 자행하는 원숭이들 같이 묘사하고 이들을 처벌하는 KKK를 영웅적 단체로 그려 인종차별영화의 표본으로 꼽히고 있다.

냇 터너(파커)는 목화농장주 새뮤얼(아미 해머)과 엘리자베스(페넬로피 앤 밀러) 부부의 소유. 가운이 기울고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새뮤얼부부는 다른 농장주들보다 훨씬 관대해 엘리자베스는 남달리 총명한 어린 터너에게 성경을 가르친다. 그래서 그는 커서 목사가 되는데 돈에 쪼들리는 새뮤얼은 터너를 데리고 이웃 농장을 돌면서 노예들에게 설교를 시킨 뒤 주인들로부터 사례비를 받는다.

이와 함께 노예들의 비참한 삶이 묘사되고 백인들의 노예들에 대한 가혹행위가 묘사 된다. 그리고 터너는 아름다운 노예 체리(에이자 네이오미 킹)과 결혼해 현실에 적응하면서 산다. 그러나 터너가 백인에게 세례를 주면서 그는 가혹한 채찍질을 당한다.

이와 함께 노예들의 참혹한 삶에 서서히 터너의 눈이 떠지면서 그는 ‘압제자를 타도하라’는 성경의 말대로 동료 노예들을 규합, 폭동을 일으킨다. 도끼와 칼로 무장한 이들이 죽인 백인들은 55-65명 정도. 그러나 폭동은 이틀 만에 진압되고 터너는 교수형에 처해진다.

파커는 연출보다 연기력이 나은데 영화의 진행속도가 느려 단조롭기까지 하다. 또 파커의 변신과정에도 극적 신빙성이 결여됐다. 촬영은 좋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봐야할 영화다.

R. Fox Searchlight. 전지역.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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