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북미문인협회 ‘뿌리문학상’ 우수상 성옥순씨 소감 화제
▶ 이동하씨 등 7명 신인 작가 탄생

서북미문인협회가 지난 24일 개최한 제12회 ‘뿌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성옥순(왼쪽에서 세번째)씨 등 수상자와 협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주 한인문학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북미 문인협회(회장 지소영)가 지난 24일 페더럴웨이 코앰TV서 개최한 제12회 ‘뿌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성옥순씨의 소감이 화제를 모았다.
성씨는 이날 시‘봄 밥상’으로 시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시 부문 가작 수상자 5명 및 수필 부문 가작 수상자 1명 등 전체 수상자 7명을 대표해 수상소감을 밝혔다. 1935년 강원도 묵호(현 동해)에서 태어났으므로 올해 만 81세, 한국 나이로 82살이라고 했다.
성씨는 책을 많이 읽고 잘 쓰든 못쓰든 글을 쓴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육신적으로 얼마나 건강함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녀는 “여든 살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급해져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삶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을 쓰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러분이 망령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글을 쓰면서 삶의 활력이 생겨 81살 할머니가 18살 처녀가 돼 매일 매일 가슴이 벌렁거리며 살고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성씨는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으니 글과 함께 노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면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면서 여생을 글과 함께 재미있게 살다가 가고 싶다”고 말하며 한인들에게 많이 읽고(다독ㆍ多讀), 많이 쓸 것(다작ㆍ多作)을 권했다. 성씨는 이번 수상에 앞서 지난달 팔순이 넘은 나이에 시와 산문을 모아 <부치지 않은 편지>라는 책도 펴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성씨 외에도 오랫동안 미국에서 약사로 일한 뒤 자녀가 있는 시애틀로 은퇴해 온 이동하씨, 한인사회에서 피아노 반주 및 목회 활동을 하는 김요안 목사를 비롯해 박수경, 박보원, 박태희, 이경숙씨 등 수상자들이‘작가’라는 타이틀을 안게 됐다.
시상식과 함께 열린 낭송회에서는 지소영 회장과 조영철 이사장을 비롯해 문인협회 회원들이 일일이 나와 피와 땀을 흘리며 쓴 창작 글들을 낭독하거나 낭송했다. 서북미문인협회 행사 사회를 맡는 등 오랫동안 지원을 아까지 않은 박희옥씨가 감사패를 받았으며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도 인사말을 통해 ‘자한지보’(子罕之寶)라는 한자성어를 소개하며 초심을 잃지 말고 작가의 길을 가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시상식 및 낭송회에서는 임주홍씨가 나와 기타를 연주하며 한인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함께 불러 ‘시와 수필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