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장남, 시리아 난민 ‘독이 든 스키틀즈’에 비유

2016-09-20 (화) 11:46:27
크게 작게

▶ 소셜미디어에 거센 비판 이어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39)가 이번에는 시리아 난민을 독이 든 '스키틀즈(skittles)'에 비유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19일 밤 트위터에 그릇에 가득 담긴 사탕 '스키틀즈'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경고' 문구가 쓰인 이미지를 올렸다.

"만약 스키틀즈 한 그릇이 있고, 내가 당신에게 이 중 단 3개가 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한 줌을 가져가겠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의 시리아 난민 문제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러면서 "이 이미지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미국을 최우선에 두지 않는 정략적인 의제는 끝내자."고 썼다.

AP통신 등 미언론들은 이는 시리아 난민을 '독이 든 스키틀즈'에 비유한 것으로, 최근 국제사회의 중요 현안으로 떠오른 난민 위기의 심각성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인종차별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으며 여론의 공분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 주니어의 트윗에 시리아인들의 참상이 담긴 사진이나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가는 배에 올랐으나 독일로 되돌려보내 져 결국 학살된 유대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대응하며 반대의 뜻을 표시하는 트윗이 이어지는 등 역풍이 불고 있다.

클린턴 캠프의 닉 메릴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역겹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올린 이번 이미지의 경고 문구는 앞서 우익 토크쇼 진행자인 조 월시가 사용해 비난을 샀던 것으로, 트럼프 주니어가 '표절'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4일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경선 개입 의혹과 언론의 봐주기 행태를 지적하며 "만약 공화당이 (민주당처럼) 했다면 (언론은) 당장 가스실을 예열했을 것"이라며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는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난민수용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2016년 회계연도에 시리아 난민 1만 명을 수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현 난민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리아 난민 6만5천 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수년간 계속된 내전으로 수십만 명의 시리아인이 피난처를 찾아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다수가 열악한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며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