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본토 내 테러 우려가 고조되자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보 이슈'를 내세워 남은 대선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현재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미국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모든 무슬림 입국 금지, 시리아 난민수용 반대 등 극단적 공약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19일 폭스뉴스의 '폭스와 친구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테러 행위'로 잠정 결론 난 뉴욕, 뉴저지 주(州) 폭발사건과 미네소타 주 흉기 난동 사건을 거론하면서 "뭔가 일어날 것이다. 아마도 이 나라 전역에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은 모두 우리가 약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너무도 나약했다"면서 "우리는 수천, 수만 명이 이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수천, 수만 명은 미국 정부가 받아들이기로 한 시리아 난민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나라를 파괴하도록, 또 덜 안전한 곳으로 만들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 대한 어떤 프로파일링(인종이나 피부색을 근거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기법)도 하길 원치 않는다"면서 "만약 누군가가 등(배낭)에 대형 폭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도 그 사람이 그쪽(중동) 나라에서 온 것으로 보이면 프로파일링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싸잡아 성토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이 입국을 허용한 사람(시리아 포함 중동 난민)들의 숫자를 더욱 늘리기를 원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10만 명 이상을 추가로 받아들였는데 클린턴은 550%나 더 늘리려고 한다. 무수한 사람이 이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지도자들은 단순히 나약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고도 일갈했다.
미 수사당국은 현재 뉴욕, 뉴저지, 미네소타 주 사건을 모두 테러 행위로 간주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저녁 뉴욕 맨해튼 중심도로인 6번가와 7번가 사이의 23번 도로 식당 밀집지역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해 29명이 부상했으며, 뉴욕 폭발에 앞서 오전에는 뉴저지 주 오션 카운티의 자선 마라톤 행사장 부근에서 '파이프 폭탄'이 폭발했다. 같은 날 미네소타 주 세인트클라우드에서는 괴한이 쇼핑몰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려 8명이 부상했다.
하루 뒤인 18일 저녁에는 뉴저지 주 엘리자베스 역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폭발물이 든 배낭이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