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직업과 선택

2016-08-23 (화) 02:06:33 케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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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학생은 학생, 주부는 주부, 직장인은 각자 자기 분야의 직업, 사업가는 사업가, 공무원은 공무원… 그러나 많은 분들이 하나의 직업만 갖고 있지 않고 여러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이 눈에 보이는 화폐단위로 지불되는 유료이냐, 지불되지 않는 무료이냐가 다를 뿐입니다. 이런 직업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존재마다 특성이 더해지고, 자신을 드러내는 한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직업은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요? 내가 주인인 내 사업은 내 거라서 내 인생과 동일시되나, 내 시간과 노동을 제공하고 댓가를 받는 직업은 대부분 사람들이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인식합니다. 그러나 직업은 그 자체로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일을 할 때 직업이 존재하는 것이라서, 그 각각의 직업들은 우리들의 인생, 우리들 자체인 것입니다.

인생에서 받은 커다란 선물 중 하나는 선택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그 선물을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사용해 오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해왔으나, 인식을 하지 못하고 살아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돈내고 하는 취미생활은 내가 선택한 것 같은데, 돈을 받고 하는 직업은 내 선택이 아니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이 아니고는 삶에 접근조차도 하지 못합니다. 선택의 선물을 가장 활용도 있게 잘 쓰는 것이 직업입니다. 각자의 기본 바탕을 마련해 주고, 삶의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주고 이를 확인시켜주는 것이 우리의 직업입니다.

인생에서 직업을 분리한다는 것은 가족을 내 삶에서 떼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일하는 회사는 내 가족과 같이 또한 소중합니다. 어느 회사에 취직하면 그 사람은 그 회사라는 세상의 작품을 만드는데 같이하는 동반자인 것입니다. 즉 그 작품이 내 작품, 우리들의 작품인 것이지요. 이렇게 살아간다면 무엇을 하든지 우리들은 항상 행복할 것입니다.

<케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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