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반대 주민들 공청회서 고함 지르며 시의원들 비난
▶ 인종평등성 및 공사비 재검토 조항 추가
서북미 최초 한인은행이었던 PI뱅크 본사 부지에 시애틀경찰국의 북부 경찰서를 신축하는 내용의 시 조례안이 시애틀 시의회에서 논란 가운데 통과됐다.
시의회는 지난 15일 인권단체들과 알부 주민들의 거센 항의 속에 이 조례안을 7-1의 표결로 가결했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시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했고 샤마 사완트 의원은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열린 공청회에 시민 100여명이 몰려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등의 피켓과 ‘벙커 건설을 중단하라'는 등 슬로건을 외치며 회의 진행을 방해해 소란이 빚어졌다.
아래층에서 대형 화면으로 회의를 시청하던 일부 반대 시민들이 이미 만원을 이룬 공청회장으로 쇄도하면서 입구에서 보안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였지만 폭력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시정부는 애당초 북부 경찰서 건축비로 8,900만달러를 계상했지만 에드 머리 시장이 최첨단 경찰서로 만든다며 공사비를 거의 두배인 1억6,000만달러로 늘려 논란이 일었었다. 이후 머리 시장은 공사비를 1,100만 달러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서 건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차라리 이 예산을 노숙자와 마약중독자 등 시정부가 당면한 사회문제에 투입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스 게이트 인근의 메이플 리프 주민인 태치니 피트는 “내 눈에는 경찰서가 아니라 시민들을 탄압하는 군부대로 보인다. 경찰은 그런 성곽이 필요하지 않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인 니키타 올리버는 “시의회가 이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시의원들은 경찰의 최대 피해자인 특정 계층의 시민들을 방치하는 장본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루스 해럴 시의장은 방청객들의 고함 속에 이곳 저곳에서 반대 발언이 계속되자 회의를 15분간 중단한 후 재개하고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통과된 조례안에는 북부 경찰서 관할 지역의 인종 평등성 및 경찰서 건설비용 재검토 조항이 추가됐다.
조례안이 소란속에 통과된 후 머리 시장은 “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북부 경찰서 건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조례안을 통과시킨 시의회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이 경찰서는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칼리지 웨이 N.와 N. 103가 교차로에 있는 북부 경찰서의 새 청사를 오로라 Ave.와 130가 교차로 인근의 옛 PI뱅크 부지에 신축하는 이 공사는 내년 중 착공될 예정으로 시애틀시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거주하는 레이크 워싱턴의 쉽커낼 다리 북쪽 지역을 관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