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학 강연도 재미있더라”

2016-07-20 (수) 01:40:35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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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시인, ‘북소리’서 한용운과 휘트먼 시인 비교

숭실대 명예교수인 김영호 시인이 지난 16일 강사로 나선 7월 ‘북소리’는 참석자들로부터 “문학강연도 재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주제는 김 시인이 평생 연구해온 한용운과 월트 휘트먼, 타고르 등 한국ㆍ미국ㆍ인도시인 3명에 대한 문학과 시였다. 김 시인은 이들 3명의 작품과 삶, 철학, 문학사상 등을 쉽게 풀이해줘 어렵게만 느껴진 시와 문학이 보통 사람들도 친숙할 수 있음을, 나아가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 숭실대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던 김 시인은 “과거 교수시절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위대한 한용운 시인이 있어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해 시인으로서 한용운 시인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는 한용운과 휘트먼은 모든 생명체와 우주 삼라만상을 하나로 보는 일원주의(Monism)에 기반한 삶과 문학활동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즉 이들은 나와 당신이 하나이고 하늘과 땅도 하나로 보는 우주관을 갖고 있었으며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호연지기를 보이는 남성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불쌍한 사람에 대한 여성적인 감성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시인은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대립할 것 같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더욱이 문학작품에서도 이를 반영한 것은 한용운과 휘트먼에게서 특히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 둘은 정식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책을 통한 독학으로 동서양을 넘나드는 심오한 철학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유와 자연, 사랑, 민주주의는 물론 정치사상까지 비슷했고 더욱이 인간을 사랑하는 ‘종교적 휴머니즘’을 가지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용운과 휘트먼 시인은 둘 다 단 한 권의 시집으로 자기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 됐다는 특징도 비슷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시인은 “가난한 민중의 대변인으로 미국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휘트먼은 타고르에게 영향을 미쳤고, 한용운이 휘트먼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론적으로 한용운 시인은 휘트먼과 타고르와 같은 급의 세계적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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