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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본능·김성균 간지·송중기 완벽주의”

2016-05-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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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희 감독

“이제훈 본능·김성균 간지·송중기 완벽주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은 한국형 안티히어로를 제시한다. 허균의 ‘홍길동전’의 캐릭터가 모티브지만, 과감히 비틀었다. 영화 속 홍길동은 어릴적 사고로 좌측 뇌 해마에 손상을 입어 감정 인지 능력과 8살 이전 기억을 모두 잃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며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각성제를 달고 살며 심각한 불면증도 앓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의적 홍길동’과 참 다르다. 한마디로 인격적으로 미성숙한데 신체적 능력도 우수하지 않다. 극중 사격술만 뛰어나 권총이 없으면 보통사람이나 다름없다. 단,두뇌가 명석해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훈 본능·김성균 간지·송중기 완벽주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아버지와의 관계다. 의문의 범죄조직 ‘광은회’의 수장이 바로 홍길동의 아버지 ‘홍상진’이다. 그는 여러 여자를 거느렸고 여러 명의 자식을 뒀다. 홍상진 일가의 막내아들이 바로 홍길동이다. 악인의 피를 이어받은 안티히어로다.

조성희(37) 감독이 주연배우 이제훈부터 전작 ‘늑대소년’ 송중기까지 함께 작업한 배우들의 매력을 언급했다. 그는 홍길동 역에 복잡한 내면 연기가 가능한 이제훈을 우선순위로 점찍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한 이미지를 다가진 배우였다. 감독인 나보다 홍길동을 더 깊게 이해하고, 많은 것을 창조했다. 캐릭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본능으로 연기하는 배우로서 다음 장면이 궁금하다.”
“이제훈 본능·김성균 간지·송중기 완벽주의”

김성균은 홍길동의 이복형제이자 광은회의 실세인 ‘강성일’을 연기했다.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로 순박한 이미지를 얻었으나 데뷔 초기에는 악역 배우로 명성이 높았다. 김성균은 이번에 다시 독하고 날렵한 면모를 보여준다.


“‘응답하라 1988’ 속 따뜻한 아버지에 가려졌던 김성균의 날서 있는 멋스러움을 우리 영화에서 볼수 있다. 김성균의 간지가 비로소드러난 부분이 있다.”

고아라는 홍길동의 든든한 돈줄인 활빈당의 우두머리 ‘황회장’을책임졌다. 홍길동과 유일하게 소통하는 인물이다. “분량이 적은데 흔쾌히 출연해줬다. 오히려 자신의 분량을 무리해 늘리는 데 반대했다. 호기심이 많은 배우다. 역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즐겼다.”

전작 ‘늑대소년’ 송중기는 최근KBS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거물급 스타가 됐다. 조 감독은 “당시에도 스타였다”며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연기에 있어서 완벽주의자다.
드물게 장인정신을 가진 연기자면서 연기에 대한 야심도 크다. 송중기뿐만 아니라 이제훈 김성균 고아라까지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다. 더 새롭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 것 같다.”

조 감독은 ‘탐정 홍길동’으로 두아역배우를 발굴했다. 특히 홍길동을 쥐락펴락하는 천진난만한 말순역할의 김하나는 완전 연기 초짜였다. 조 감독은 “사진을 봤는데 말순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한때 즐겨보던 드라마 ‘육남매’에서 장미희의 막내가 간난이고 바로 위 다섯째가 말순이었다. 연기경험이 없어 처음에는 캐스팅을 망설였다. 자주 만나 친해지면서 마음을 열었고 한두 달 매일 연습하면서 말순 캐릭터를 만들었다.”

‘탐정 홍길동’에 대해서는 “늘 캐릭터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야기 자체는 익숙하다. 부모의 죽음, 복수가 숙제인 캐릭터는 익숙한 구조다. 표현방식에서는 이질적인 것의 조합으로 이미지의 충돌을 일으킨다. 그게 우리영화의 개성이라고 본다.”


대학시절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다. 실사영화에 앞서 애니메이션 연출도 했다. ‘코코몽’ 콘셉트 디자이너로 업계에 입문, 영유아 부모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애니메이션 ‘따개비 루’의 캐릭터디자인과 감독(1~10부)으로 이름을 올렸다.

“가공되거나 만화적 이미지의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만들고 싶다. ‘한지붕 세 가족’ 같은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 내가 어릴 적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살아서 잘할 자신 있다. ‘베스트셀러극장’이나 ‘TV문학관’ ‘전원일기’는 지금 봐도 너무 재미있다.”

두 자매가 사는 모습을 정감 있게 연출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조감독의 자신감은 근거 없지 않다.

조성희식 ‘한지붕 세 가족’이 문득궁금해진다.

<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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