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미국은 한국과 달리 땅이 아주 넓은 나라이다. 그래서 10년이 지나나 50년이 지나나 개발되지 않고 그대로인 땅이 많다.
작은 나라인 한국에서는 땅에 투자한 이익을 당대에서 환수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미국은 땅이 워낙 넓어서 당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투자 이익을 환수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땅 투자를 하려 한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대부분 부정확한 정보를 듣고 단기 투자를 한 경우가 있는데 손해보고 땅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선 땅을 살 때 사려는 목적, 즉 땅의 용도를 생각한 다음 사는 것이 좋다. 상업용, 공업용, 주거용, 농업용 등 조닝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즉 농업용 땅에 주택을 지을 수가 없고, 또 공업용 땅에서 농업용 또는 축산용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가령 농사지을 땅을 구입하면서 동시에 작은 주택을 짓고자 한다면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농사용 조닝인지 주택을 지을 수 없는 농사용 조닝인지 꼭 알아봐야 한다.
또 예를 든다면 농업용 땅에서 소 50마리 정도를 키우려고 하는데 가능한지 먼저 알아보고 구매를 해야 한다.
농사용 주택이라서 무조건 가축을 키울 수 없다. 가축 50마리 이상을 키울 경우에는 별도로 CUP(Conditional User Permit- 조건부 용도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을 사는 것보다 빈 땅을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리고 조닝 뿐 아니라 카운티와 시에 가서 해당 시나 지역의 도시및 빈 땅 개발 계획이 어떤지 알아 보아야 한다. 정부의 도시 계획을 알게 되면 앞으로 이 땅이 언제 더 개발이 될지 알수 있고 어떤 용도로 개발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계획은 계획일 뿐 재정이 부족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개발이 지연,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보에 너무 맹신한 나머지 무리하게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오래 전 개발 계획을 듣고 큰길가의 땅을 사서 20채 정도의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를 짓기 위해 비싼 가격으로 땅을 구입했던 분이 계셨다.
10년 정도 지난 다음 개발을 하려고 알고 보니 그동안 도시 계획법이 변경되는 바람에 아파트를 짓지 못하고 조그만 단독을 3~4개 정도만 지을 수밖에 없어 손해를 본 사례가 있다.
즉 개발 계획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 농사용 땅에 거주 목적, 또는 창고 등으로 쓰려고 모빌 홈 같은 것을 갖다 놓는 경우가 많다. 원래 모빌 홈을 놓을 수 없는데 규정을 어겨 행정 처분을 받은 것을 모르고 현금으로 샀다가 낭패를 본 경우다.
매매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가 양도후 하필 그 때에 카운티에서 조사가 나와서 조닝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아 수만 달러 손해를 본 사례이다.
또 땅이 같은 동네에 비슷한 크기로 있다고 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전기, 전화,하수도, 상수도, 개스 등 유틸리티가 들어와 있거나 가까이 있으면 더 비싸다.
반면 땅이 진흙이나 돌로 가득 차서 쓸모가 없을 경우, 땅이 오염이 되었을 경우, 또 캘리포니아주 오크나 조슈아 트리 같은 보호림이 있어서 개발 제한이 될 경우에는 그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 크다고 비싸지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조닝의 원래 사용 용도와 다르게 땅을 사용하려면 CUP라는 조건부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령 주거지에서 학교나 교회를 지어 사용하려 한다면 일정 조건을 갖추어 해당 지역의 조닝 목적에 큰 방해를 하지 않게 계획을 세워 제출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의 (818)439-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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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뉴스타 부동산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