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아름다운 몬트레이
2016-04-13 (수) 04:25:11
황케이트
아름답다는 표현이 너무나 부족할 때가 있다. 더 대단한 말로 찬사를 보내야 할 몬트레이인데… 안타깝다. 30여년 전 어릴 적 몬트레이로 왔으니 까마득한 옛날이다. 밤에 첫 도착한 몬트레이 바닷가는 화려한 불빛과 어우러져 신비스러웠다. 한동안 몬트레이 아름다움에 빠져 여기저기 유명한 곳을 다 구경했다.
몬트레이는 스페인 점령시절 1700년대 후반부터 캘리포니아 주도 역할을 한 역사 깊은 도시이다. 독특한 스페인풍 건물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카멜은 처음부터 예술인을 위해 만들어진 예술의 마을이다. 1906년 대지진 후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카멜에 정착한 것 같다. 거리마다 화랑이 즐비하고 동화에 나올법한 상가 와 유럽풍 건물이 많고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을 역임한 도시이기도 하다.
퍼시픽 그로브에서 카멜까지 소나무 숲인 17마일은 관광지로 유명하다. 도중에 자라지도 죽지도 않는 250년 된 소나무는 관광객들의 기념촬영지이다. 아마도 이 소나무는 페블비치의 공식 상징물인 것으로 안다. 17마일을 지나면 카멜이 나오고 카멜에 유명한 천주교를 지나면 빅서가 나온다. 빅서에 들어가기 전 한번 둘러볼 곳이 포인트로보스이다. 가끔 주말에 포인트로보스 주변을 한두시간 산책하면 바다와 어우러지는 나무들과 이름모를 야생화, 맑은 하늘, 새파란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포인트로보스를 지나면 절벽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빅서가 나온다. 오른쪽을 보면 아찔할 정도의 절벽 너머 기가 막히게 펼쳐진 태평양을 보게 된다. 운 좋은 날에는 고래도 볼 수 있다. 가끔 빅서 예쁜 식당에 가서 넉넉한 오후를 보내기도 한다. 친척이나 지인들의 관광을 안내 할 때는 놓치면 후회할 곳, 잘 알려지지 않는 아름다운 곳으로 모시고 간다. 대강 유명한 곳만 보는 수박 겉핥기식 관광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모두들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도록 지역주민들만 아는 곳으로 안내한다.
때때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도 무뎌질 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바라보는 몬트레이 바다만큼은 매일 표현을 달리해야 할 정도로 신비롭다. 30여년을 산 몬트레이지만 여전히 바다는 하루하루 새롭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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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