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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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성 간과에 따른 폐해

2016-03-21 (월) 필립 김, signeteducation.com, 대입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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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지원에 진지한 11학년이라면 봄학기 중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학교 선생님들과 많이 나누고 있을 것이다. 자신과의 교감이 충분하다고 판단된 선생님들로부터 추천서 작성의 동의를 얻은 후, 지속적으로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입학지원 내용을 함께 다각도로 검토하면서 추천서 내용에 관한 선생님들의 견해를 통합적으로 정리하며 논의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 정말 자신과 적합한 대학이 어느 곳이고, 몇개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주관적으로 평가했던 바와는 달리, 객관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조언을 하는 선생님들과 지인들의 목소리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24년 넘게 열성적인 학생과 학부모들을 접해왔지만, 왜 특정대학이 학생 자신과 적합한지에 대해 지극히 진지한 경우를 쉽게 보기 어려웠다. 단지, 성적이 높으면 당연히 지원대학도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는 ‘순진한’ 논리를 흔히 보였고, 어렵지 않게 확인한 치명적인 약점들은 특정 대학의 문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어떠한 사람들이 특정 대학에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들을 포함한다. 학부모도 마찬가지이지만 학생부터 자신이 대학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하고, 진학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적합성’을 명확하고 진지하게 보여 주지 못하면 결국 진정성의 문제 뿐 아니라, 그동안 나름대로 정성 들인 상당한 노력과 에너지, 시간들이 허사가 될 수 있다.

‘다양성’이 대학의 구성원 문화를 풍요롭게 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새로운 방식 또는 개념을 통해 지망분야들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고, 그러한 혁신의 밑거름이 되는 ‘차별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지원자수가 지속 증가하더라도 합격되는 학생들을 들여다 보면 공통된 이유들이 있다. 특히 가장 성공적인 지원자들은 12학년이 되어 자신의 그림을 ‘끼워 맞추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11학년을 마치기 전에 이미 대부분의 준비를 마쳐 놓고, 여름 방학과 12학년 가을까지 지속적으로 여러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다.


복잡할 수 있는 내용을 간단히 풀어 보자면, 지원자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높은 품질과 깊이의 추천서를 작성하는 여러 선생님들을 설득하는 과정과, 수많은 에세이들을 포함한 복수의 입학지원서들을 준비하는 일은 11학년 후에 진행하기가 어렵다.

많은 지원자들은 12학년 직전 여름방학부터 입학지원서 및 에세이들을 작성하기 시작하는데, 자기 자신도 정리가 안된 내용을 선생님들이 모른 상태에서 ‘알아서’ 추천서들을 작성해 주시기가 엄청 어렵다. 더 많은 각종 문제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기초적인 접근’의 문제로 인해 많은 추천서의 내용이 비슷하거나 같고, 많은 지원자 에세이들의 내용도 비슷하다 못해 진부하다. 최상위권 대학들은 매년 지원자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결국 소수의 뛰어난 ‘준비가 확실히 되어 있는 지원자들’에 대해 검토 역량을 집중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왜 어느 고교에서는 다른 고교보다 특정대학 합격자가 더 많이 나오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적합성’이고, 이러한 ‘적합성’을 일찍부터 준비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최소한의 합격자가 매년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어느 고교 출신의 지원자들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북동부지역의 최고 명문 고교들의 지원자들이 어떻게 압도적으로 자기들만의 리그를 구성해서 경쟁하는지 배워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인 지원자들은 다른 아시아계 지원자들 보다도 더욱 확실히 ‘차별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미래를 긍정하는 결과를 기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

philip@signeteducation.com

<필립 김, signeteducation.com, 대입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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