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시하는 언행에 무리한 요구…
▶ 한국서 방문 부동산 고객 픽업·관광안내까지 당연시
같은 한인끼리 너무하다.
샌디에고 한인식당이나 업소 등을 찾는 일부 한인들이 몰지각한 언행으로 인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소렌토 밸리에서 일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성식(가명·41)씨는 “일부 한인고객들이 업소에서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요구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는 언행으로 인해 종업원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같은 사정은 보험, 부동산 등과 같은 전문직 서비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주(가명·44)씨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씨는 “샌디에고에 부동산을 구입하려 한다”며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집을 알아봐 달라는 내용과 함께 자신이 1월에 미국을 방문하니 안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며 “그래서 한인이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대별로 매물을 확인하고 적당한 3곳을 이메일로 회신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약속대로 미국에 온 이 사람은 공항 픽업부터 시작해 지역 관광안내 등을 부탁하는 등 일과는 상관없는 사적인 요구를 수없이 했다. 참다못한 이씨는 “자신은 부동산 구입과는 무관한 별도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하자 부동산 전문인은 일종의 서비스업종인데 그런 것 하나 못 들어주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을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사례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흔히 접하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같은 한인이라고 무례한 요구를 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한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에게만 선심을 써달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와는 또 다르게 한인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자신의 목적만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례는 주로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인교회는 갓 이민 오거나 타지에서 이주해 온 한인들을 대상으로 정착 도우미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이들을 섬기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교회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학력이나 경력 등을 배경으로 현지인들을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교회 K부목사가 한 발언이 바로 그 한 예다.
K부목사는 “얼마 전 교회 한 리더와 식사교제를 하면서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운을 뗀 후 “하이텍 분야에 있는 한 교인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기는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은 없지만 일부 한인들이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 K부목사는 “당시 함께 했던 교인들이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당황했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발언을 자주 하면 교인 간에 갈등이 깊어질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회에서는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아부에서 한 성도가 자신의 아이한테 인스턴트 음식을 먹였다고 아예 교회를 떠나버린 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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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