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우처 목사, 한국교회 은인”

2015-09-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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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호 장로, 흉상 제작해 한국 중앙교회에 헌정
감리교 전파, 배재학당 등 교육기관 설립 지원 기려

한국 감리교회의 효시로 불리는 존 가우처 목사(1845-1922)가 한인 기독인들에 의해 한국에서 흉상으로 재현된다.
22일 낮 볼티모어의 러블리 레인 감리교회에서 가우처 목사 흉상 헌정식이 열렸다. 헌정식에 참석한 이 교회의 프레이비스 놀 목사와 신자 및 한국 중앙교회와 기독교 감리회 충청연회 목회자들은 가우처 목사를 통해 한국에 말씀을 전한 하나님의 섭리를 함께 감사하며 찬양했다.
러블리 레인 감리교회 담임목사이던 가우처 목사는 1883년 시카고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조선 보빙사절단(단장 민영익)을 만난 뒤 감리교에서 처음으로 아펜젤러 선교사와 스트랜튼 모자 선교사를 조선에 파송, 선교지를 개척하고 후원했다.
아펜젤러 목사가 1890년 개척한 중앙감리교회가 창립 125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이 교회 18대 담임 방훈 목사의 아들인 방은호 장로(메릴랜드 거주)가 가우처 목사 흉상을 만들어 이날 헌정했다.
구순(九旬)의 방 장로는 “한국에 감리교를 전파한 가우처 목사는 한국 교회의 은인이자, 그가 파송한 아펜젤러 목사가 배재학당 등 교육기관을 세워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토대를 만들었기에 한국의 은인이기도 하다”며 “그 빚을 갚고 싶었다”고 흉상 헌정 배경을 밝혔다.
정의선 목사(중앙교회)는 “중앙교회는 가우처 목사 사후 미국 연합감리교회에 의해 가우처 목사 기념 교회로 선정됐다”며 “오는 10월 11일 창립 125주년 기념식 때 흉상 제막식을 갖고, ‘한국 선교의 개척자’제목의 가우처 목사 관련 서적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우처 목사의 고손자인 존 가우처 버넷은 “고조부의 아름다운 흉상이 제작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여전히 교회에 헌신하는 방 장로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러블리 레인 교회는 1774년 볼티모어의 감리교인들이 모여 기도하는 러블리 레인 미팅 하우스로 출발, 1786년 교회를 건축했으며, 이후 화재로 건물이 전소되자 현재의 건물을 1887년 완공했다. 미국 감리교회의 출발지 중 하나로 감리교회의 유물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지하는 박물관으로 꾸몄다. 이 교회에서 방은호 장로 등 한인 기독인들이 모여 볼티모어 지역 첫 한인교회를 설립, 한인과도 인연이 깊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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