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에 ‘골든키’…머스크 “계속 조언”

2025-05-30 (금) 02: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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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에 ‘골든키’…머스크 “계속 조언”

악수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신흥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0일부로 4개월여 '동거'에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효율부(DOGE)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지난 1월부터 연방 정부 조직 개편과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을 주도한 머스크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이날 약식 기자회견 형태의 이벤트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최했다.

DOGE와 관련된 '특수직 공무원' 생활을 끝낸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신의 기업 경영에 전념하게 된 것에 즈음해 마련한 행사였다.


취재진이 자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고맙다"면서 머스크가 주도한 연방정부 구조조정,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관련 정부 사업 폐지 등을 성과로 열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 열쇠'를 머스크에게 선물했다. 케이스에 백악관이 그려진 이 열쇠는 언제든 백악관을 드나들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였다.
트럼프,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에 ‘골든키’…머스크 “계속 조언”

머스크에게 ‘황금 열쇠’ 선물하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이에 머스크는 "DOGE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어떤 불교도가 그러하듯 (DOGE는) 정부 전체에 스며들 것"이라고 밝힌 뒤 언젠가 DOGE가 1조 달러(약 1천400조원)의 낭비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백악관을 수시로 방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겠다고 밝힌 뒤 "나는 대통령이 원할 때 언제든 조언을 제공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길 바란다"며 "그는 (백악관에) 왔다 갔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눈에 멍이 든 채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머스크는 그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프랑스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최근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마크롱의 얼굴을 밀친 장면을 상기시키는 농담을 했다.

그런 뒤 자신의 다섯살 난 아들 '엑스'와 놀던 중 '한번 덤벼보라'는 말에 아들이 자신의 얼굴을 치면서 난 상처라고 소개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꿈꾸는 '화성 식민지 건설'과 정부 효율화 중 어느 것이 더 어렵냐는 질문에 "답하기 까다로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작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을 지원할 당시 그간 알려진 것 이상의 마약류를 복용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질문받자 NYT의 신뢰도를 폄훼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는 "'러시아 게이트'(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승리를 위한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공모 의혹)를 보도한 그 뉴욕타임스를 말하는 것이냐"고 밝힌 뒤 뉴욕타임스의 러시아 게이트 보도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다른 질문으로)넘어가자"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미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에 거액을 기부한 것은 물론 펜실베이니아주 등 격전지를 다니며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을 해 트럼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대선 이후에는 정권 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거의 상주하며 신흥 최측근으로 부상했고, 트럼프 2기 출범 후에는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고, 정부내 진보주의 사업들을 정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정권의 2인자이자 '공적' 취급을 받았고, 비판 여론으로 인해 테슬라 주가하락, 테슬라 매장에 대한 공격과 차량 방화, 불매 운동 등에 직면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신보다 돋보이거나, 더 큰 실력자처럼 인식되는 인물과, 자신을 거역하는 인물을 절대 곁에 오래 두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머스크가 적시에 '모양 좋게' 백악관을 떠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에 이견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감세 및 예산 관련 법안에 대해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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